사진 속 학생들이 마치 시험지에 빨려 들어갈 것처럼 집중해서 문제를 풀고 있네요. 이 두 사람 중 한 명은 수학능력시험, 또 다른 한 명은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를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둘 중 누가 수능시험을 보는 학생인지 아시겠나요?
정답은 바로 왼쪽 학생입니다. 왼쪽 사진은 지난 2012년 서울 강남 숙명여고에서 수능시험이 치러지던 당시 찍은 것이고, 오른쪽 사진은 지난 2004년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에서 9월 전국모의고사가 시행되던 당시 촬영한 한국일보 자료사진입니다.
이처럼 많은 고3 학생들이 마치 실제 수능을 치르는 것처럼 진지하게 모의고사를 봅니다. 수험생들이 한 해 치르는 ‘미니수능’은 매년 4~5회. 12일 오늘도 그 중 하나인 경기도교육청 주관 4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됐습니다. 이번 시험에는 전국 1,848개교의 49만 3,922명의 고3 학생들이 응시했다고 합니다.
사설모의고사 의존도 낮추기 위해 시작된 시험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지난 2002년, 수험생들의 사설모의고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수학능력시험체제가 도입된 뒤 D학원, J학원 등 사설교육기관에서 개발한 수능모의고사도 등장했는데요. 고3 수험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 모의고사가 인기를 얻으면서 각 고등학교에서는 1년에 4~5번이나 유료 모의고사를 치렀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학생들간 경쟁을 조장한다는 문제제기가 나오면서 교육부는 2001년 교내 사설모의고사를 금지하고 대안으로 학업성취도평가를 마련한 것입니다.
물론 과거 학력평가 시절에도 ‘모의고사’라는 시험 형태는 있었습니다. 바로 아래사진처럼 말이죠.
1991년 당시 교보문고 사진을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모의고사 문제집이 중요한 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긴장ㆍ걱정, 실제보다 더 떨리는 모의고사
고등학생들 사이에선 “고3 첫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성적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검증된 말이 아니지만, 모의고사를 치르는 학생들이 집중하게 만드는 데는 특효약이죠.
그래서일까요? 모의고사 날엔 고3학생들의 교실 밖에서도 그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공부했던 부분인데 왜 이렇게 어려울까?’, ‘2번보다 5번이 맞는 것 같은데 답을 바꿔볼까?’ 1시간 남짓한 짧은 시험시간 동안 고3 학생들의 머릿속은 정말 복잡합니다.
시험이 끝나면 공부 잘하는 친구의 시험지를 답안지 삼아 점수를 가늠해 보기도 합니다. 물론 딱히 빼어나지(?) 않은 성적이면서 그냥 서로의 답을 맞춰보고 설전을 벌이는 학생들도 꼭 한 두 명은 있습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1월 16일까지, 고3 학생들은 앞으로 6월ㆍ7월ㆍ9월ㆍ10월 총 4번의 전국단위 모의고사를 봐야 합니다. 시험 하나 보고 숨 돌릴 만 하면 다음 모의고사를 보게 되는 겁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이 노력하고 긴장하게 될까요? 주변에 이번 모의고사를 치른 수험생이 있다면 ‘고생많았다’고, ‘앞으로 더 잘 하게 될 거다’라고 응원의 말 한마디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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