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윤여정ㆍ신구에 ‘윤식당’ 맡긴 이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윤여정ㆍ신구에 ‘윤식당’ 맡긴 이유

입력
2017.04.12 15:29
0 0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의 인기 메뉴는 김치였다. 이진주 PD는 "외국 손님들이 김치를 많이 찾아 놀랐다"며 웃었다.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의 인기 메뉴는 김치였다. 이진주 PD는 "외국 손님들이 김치를 많이 찾아 놀랐다"며 웃었다.

“은퇴 후 꿈꾸는 삶” ‘삼시세끼’의 빈 틈

“처음 네 개 했을 땐 간도 못 봤어.” 배우 윤여정(70)은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주방에서 불고기덮밥 등을 만들었다.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 작은 섬인 길리 트라왕간에 식당 ‘윤스키친’을 열고 관광객들에게 음식을 팔기 위해 한 도전이다.

“파든 미(Pardon Me)?”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배우 신구(81)는 손님이 주문한 음료 종류를 주문지에 잘못 써 다시 테이블로 가 주문 내용을 확인하는 수고를 한다. 인생의 황혼을 지나고 있는 배우에게 타지에서의 식당 운영은 체력적으로 버겁고, 일은 더딜 수 밖에 없다. ‘윤식당’ 제작진은 왜 발리의 식당 운영을 두 노배우에 맡겼을까.

“은퇴 후 퇴직자들이 꿈꾸는 삶의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윤식당’을 연출하는 이진주 PD는 12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며 “일부러 연배가 있는 분을 주인공으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느리게 순간에 충실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 여유를 주고 싶어” 결정한 콘셉트였다.

윤여정은 손님이 없자 오후 6시에 가게 문을 닫고 하루를 마감한다. 노배우들이 이끄는 ‘윤식당’은 차승원 등 중년 배우들의 ‘삼시세끼’ 보다 여유와 낭만이 넘친다. 이를 바탕으로 ‘윤식당’은 방송 3회 만인 지난 7일 시청률 11.3%(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내가 늙어서 저렇게 여유롭고 자유롭게 일하면서 살수 있다면’이란 갈망을 자극”(김교석 방송평론가)해 공감을 얻었다. “며느리 밥상 받으려는 시어머니 연세에 책임감을 보여준 모습”(정석희 방송평론가)은 젊은 시청자들에 매력적인 ‘액티브 시니어’의 모습을 보여줘 호감을 이끌었다. ‘윤식당’ 관계자에 따르면 프로그램 제작을 총괄하는 나영석 PD는 지난해 윤여정의 데뷔 50주년 파티에 가 그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배우 윤여정은 요리를 하고, 신구는 음식을 나른다.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은 황혼을 지난 노배우들이 식당을 여유롭게 이끌어 '퇴직 후 꿈꾸는 삶'에 대한 환상을 자극한다. tvN 제공
배우 윤여정은 요리를 하고, 신구는 음식을 나른다.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은 황혼을 지난 노배우들이 식당을 여유롭게 이끌어 '퇴직 후 꿈꾸는 삶'에 대한 환상을 자극한다. tvN 제공

한 달 꾸민 식당서 하루 만에 철거… 한국 돌아와 ‘불고기 파티’ 연 윤여정

낭만만 있었던 건 아니다. 신구와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는 단 하루만 식당을 운영한 뒤 다른 곳에 새 식당을 얻어야 했다. 사전답사를 통해 애초 촬영을 진행하기로 했던 식당이 현지 해안 정비 사업 문제로 예상보다 빨리 철거된 탓이다. 미술감독 등의 도움을 받아 ‘윤스키친’ 1호점 개업 준비를 “한 달”이나 했던 제작진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이 PD는 “정말 ‘멘붕’이었다”며 “첫날 ‘윤스키친’ 1호점 운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앞서 사전답사 때 봐둔 다른 식당이 떠올라 급히 새 식당을 섭외했다”며 웃었다.

‘윤스키친’은 두 번째 식당을 열며 라면을 새 메뉴로 내놓아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섬에서 ‘신라면’을 팔아 깜짝 놀라 즉흥적으로” 메뉴 변경이 이뤄졌다. 일주일 동안 식당을 운영하며 윤여정의 요리 실력에도 ‘속도’가 붙었다. 그는 7~8분에 만들던 불고기덮밥을 촬영이 끝날 때쯤엔 4~5분 만에 해냈다. 윤여정의 지인에 따르면 윤여정은 방송이 나간 뒤 “불고기 요리를 해달라”는 지인들의 성화에 못 이겨 지인들을 집으로 불렀고, 직접 요리를 내 ‘불고기 파티’를 열기도 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