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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또 ‘통계 번복’… 2금융 가계빚 15조씩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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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또 ‘통계 번복’… 2금융 가계빚 15조씩 오락가락

입력
2017.04.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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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2금융권 가계대출 통계를 또 다시 수정했다. 지난달 저축은행 대출 통계에 이어 최근에만 벌써 두 번째인데, 이번엔 수정폭과 기간이 훨씬 크다.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일명 ‘풍선효과’에 대한 그 동안의 정부 대책도 이런 잘못된 기초 통계를 토대로 한 셈이다. ‘정책 오판’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한은이 12일 발표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수록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자료를 보면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非)은행 금융사들의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주택대출을 제외한 신용 등 나머지 대출) 통계가 지난달까지 발표된 수치와 대거 달라졌다.

예를 들어 지난달 발표된 2금융권의 작년 12월 주택대출과 기타대출 전월 대비 증가액은 각각 2조9,767억원과 1조3,028억원이었다. 그러나 이날 발표 자료에는 각각 2조2,419억원과 2조376억원으로 7,348억원씩 줄거나 늘었다. 한은이 이날 수정한 통계는 2015년 12월부터 올 1월 사이 14개월간으로, 월 평균 4,200억원 가량 2금융권 주택대출 증가액은 줄어든 반면 기타대출은 늘어났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에 대해 “2금융권은 아직 전산시스템 미비 등으로 100% 정확한 자료를 제출 받는 데 한계가 있다"며 “얼마 전부터 일부 회사의 주택대출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점을 발견해 점검을 요구했고, 해당사의 자체 시스템 보완 등 불가피한 기간을 거쳐 이번에 수정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은은 일부 2금융 회사의 기타대출 중 일부가 주택대출 통계에 포함돼 보고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통계 오류가 수정된 건 다행이지만 연이은 한은의 ‘통계 사고’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에도 올 1월 영리성 자금이 포함된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을 발표했다가 곧바로 4,000억원 이상 줄이는 소동을 빚은 바 있다.

특히 이번에 대거 규모가 늘어나게 된 2금융권의 기타대출에는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통상 담보를 갖춘 주택대출보다 위험도가 높은 ‘요주의’ 대상으로 분류된다. 그간 당국이 이렇게 ‘과소평가’된 한은의 2금융권 가계빚 통계를 기반으로 풍선효과 등에 대한 대책을 수립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1월말 기준 2금융권의 기타대출 잔액은 종전 173조6,264억원에서 수정 후 189조53억원으로 무려 15조3,789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300조원 수준인 2금융권 가계대출의 5%에 달하는 무시 못할 규모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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