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항소" 서병문 대한배구협회장의 끝나지 않은 해임 다툼

▲ 서병문 회장/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서병문(73) 대한배구협회 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대표자 해임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및 선거절차 진행 중지 등 가처분 신청 2건 모두를 기각한 데 대해 즉각 항소한다고 12일 밝혔다. 전날 오후 가처분 신청 기각 소식을 전한 대한배구협회의 자료를 토대로 한 해임 확정이라는 보도가 나온 지 하루만이다.

서 회장은 이날 아침 본지와 통화에서 "(법원 판결이)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라며 "오늘 즉시 항소할 것이다. 판결문을 보면 논리가 없다. 법원 측에서는 '대의원은 회장을 해임을 할 수 있다'는 그 부분만 보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거는 다시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 회장은 "문제의 발단은 법인 돈에 대한 법과 원칙이 없는 사용"이라면서 "배구뿐만이 아니라 스포츠 계에 잘못된 걸 누가 하더라도 바로 잡아야 된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운영 과정이 규정대로 시행돼야 하는데 회장 기분 내키는 대로 옛날식대로 하면 안 된다. 기업하는 사람으로서 법인 돈이 들어오면 법과 원칙에 의해 집행해야 한다. 사실 그것 때문에 문제가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서 회장은 "법원에서는 그런 부분을 모른다. 대의원이 해임할 수 있다고만 돼 있지 무슨 이유로 해임을 해야 되느냐에 대한 규정은 없다. 이런 규정대로 한다면 배구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역시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누구든 해임시킬 수 있다. 해당 규정을 만들 때는 대의원이 선출한 회장이었다. 지금은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통합 취지로 선수, 지도자, 사회 체육 출신 등 82명으로 구성된 광범위한 선거인단이 회장을 선출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가처분 신청 기각에 따라 곧바로 선거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던 대한배구협회 측은 이날 오전까지 서 회장의 항소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 회장 측의 항소 소식을 전하자 "13일까지 항소 기간으로 알고 있다"며 "항소를 하게 되면 법적 다툼이 계속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일정은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기업ㆍ정당인 출신인 서 회장은 지난 해 8월 대한배구협회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으나 12월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안(탄핵)이 최종 가결되면서 직무 권한이 중지됐다. 불과 약 5개월 만에 탄핵의 대상이 된 서 회장은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고 있다. 인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법정 소송을 진행했다.

반면 비대위의 입장은 단호했다. 비단 돈 문제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병익 비대위원장은 "우리들이 보기에는 뜻이 없다. 공약을 9건 했는데 한 번도 하려는 의지를 못 봤다. 원로들의 의견이 도무지 대화가 안 된다고 한다. 전부 배척했다. 불통이다. 불신임 안건 투표에서 16-0이 나왔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가. 솔직히 나도 가결될지 몰랐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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