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이 월 70억 달러 고지에 처음으로 올라섰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1월부터 3개월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달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은 역대 3위 실적을 기록했다.
12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우리나라의 ICT 수출액은 161억5,000달러(약 18조5,000억원), ICT 수입액은 86억5,000만달러(9조9,000억원), ICT 흑자액은 75억달러(8조6,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역대 3월 ICT 수출액이 160억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동월 대비로는 15.8% 증가했다. 지난달 ICT 수출액은 1996년 ICT 수출입 통계 집계 이래 월간 수출액으로는 역대 3위 실적이다. ICT 월간 최고 수출액은 지난 2013년 10월 기록한 165억7,000만 달러였고, 2위는 2014년 10월 162억9,000만달러였다.
3월 ICT 수출액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76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1%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 11월 57억9,000만달러, 작년 12월 58억6,000만달러, 올해 1월 64억1,000만달러, 2월 65억달러에 이어 3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월간 반도체 수출이 7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시장의 낸드플래시 가격이 최근 수개월간 급등하고 수출 물량도 늘어난 덕이다.
3월 디스플레이 수출은 24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9% 늘었으며 5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6억5,000만달러ㆍ4.5% 증가)도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 등 보조기억장치 수출 호조로 증가세를 이어 갔다.
그러나 3월 휴대폰 수출은 16억7,000만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31.3% 감소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출시를 작년 갤럭시S7보다 1개월여 늦은 4월로 늦춘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수출 대상 지역별로는 중국(81억달러ㆍ15.6% 증가), 베트남(21억7,000만달러ㆍ49.2% 증가), 유럽연합(9억1,000만달러ㆍ28.0% 증가) 등에 대한 수출은 늘었으나, 미국(14억7,000만달러ㆍ19.2% 감소)은 휴대폰 수출 감소 탓에 줄어들었다.
3월 ICT 수입액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37억2,000만달러ㆍ8.3% 증가), 디스플레이(5억3,000만달러ㆍ36.9% 증가), 컴퓨터 및 주변기기(9억3,000만달러ㆍ10.1% 증가)는 늘고 휴대전화(8억6,000만달러)는 13.1% 감소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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