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이 방송사 전현직 경영진과 이사회 이사, 보도책임자를 대상으로 언론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언론인 50명을 선정해 11일 발표했다.
이 명단에 오른 인사들은 KBS 20명, MBC 23명, SBS 2명, YTN 5명 등이다. KBS에선 이병순ㆍ김인규ㆍ길환영ㆍ조대현 전 사장과 유재천ㆍ손병두 전 이사장이 포함됐고, MBC에선 김장겸 사장과 최기화 기획본부장, 오정환 보도본부장, 권재홍 MBC플러스 대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명박 정부에서 각각 청와대 홍보수석과 대통령 실장을 지낸 최금락 전 SBS 보도본부장과 하금렬 전 SBS 사장, 김백ㆍ홍상표 전 YTN 상무, 윤두현 전 YTN 보도국장 등도 포함됐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최순실ㆍ박근혜 게이트를 적극적으로 은폐 왜곡하고, 소극적으로 무관심과 방치로 일관한 언론에 대해 우리 사회가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언론 자유와 자율성, 독립성과 공정 보도를 훼손한 민주주의의 적들을 기록하고 역사에 남겨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명단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언론노조는 대상자들의 과거 행적과 발언 등을 몇 개월간 확인하고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 50명을 추렸다. 김 위원장은 “언론 적폐 청산은 시대적 사명”이라며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이 과제는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 명단에 가장 많은 이름을 올린 방송사가 돼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방송사가 권력에 장악 당하고 몇몇 경영진의 사적 도구로 전락하는 상황을 끝내기 위해 법과 제도를 바꾸고 관련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KBS본부와 SBS본부는 언론노조가 발표한 명단과는 별도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언론 자유 침해 사례와 이를 주도한 인사들의 명단을 자체적으로 정리해 올해 안에 백서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언론 개혁을 목표로 적폐 언론인들의 명단을 발표해 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고대영 KBS 사장과 안광한 전 MBC 사장,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 10명을 선정했고, 이번은 2차 명단이다. 추후 정치인과 방송정책 관련한 정부 부처의 관료, 언론학계 인사 등을 중심으로 3차 명단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언론노조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공약 미디어 정책을 제안하고, 이 명단을 각 대선후보 캠프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