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샐비지 홍충 대표
1091일 만에 대장정 마무리
리프팅빔 설치때 가장 힘들어
“세월호 인양은 기적이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봤지만 (인양 성공을 통해) 유가족들을 위로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버텼다.”
11일 양복 왼쪽 깃에 노란 리본을 단 채 전남 목포신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 나온 훙충(사진) 상하이샐비지 대표는 감정이 벅차 오르는 듯 이렇게 힘줘 말했다. 이날 오후 3시58분 목포신항 철재부두에서 세월호를 떠받치던 모듈 트랜스포터(M/T) 600대가 철수하면서 지난 1년 8개월 간 이어진 인양 작업의 대장정은 마무리됐다. 4ㆍ16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91일 만이자, 2015년 8월7일 상하이샐비지가 인양 작업에 착수한 지 613일 만이다. 길이 145m 폭 22m의 대형 여객선을 수심 44m 아래에서 절단 없이 통째로 끌어올려 육상 거치하는 데 성공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맹골수도 바다 위에서 두 번의 겨울을 견딘 상하이샐비지는 인양 성공으로 세계사적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훙 대표는 가장 어려웠던 과제로 선체 밑 리프팅 빔(인양 받침대)을 설치하던 공정을 꼽았다. 그는 “해저면 암반과 선체 사이에 33개의 리프팅 빔을 설치하는 작업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됐고 이 과정에서 인건비 등으로 1억 달러를 대출 받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리프팅 빔 설치를 위한 선수 들기 작업에 실패하며 국내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훙 대표는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해 선체를 온전하게 인양하겠다는 약속을 비로소 지키게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상하이샐비지는 앞으로 두 달간 전남 진도군 사고해역에서 해저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인양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임무를 마친다.
내정자 신분이던 선체조사위원 8명도 이날 정식 임명됐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목포 현장을 중심으로 선체를 조사하면서 서울에도 별도 사무소를 두고 기존 조사들을 재확인하는 작업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자료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자료를 검토하는 한편 영국 검증기관인 브룩스 벨과 함께 자체 조사도 벌이는 ‘투 트랙’ 전략이다. 브룩스 벨은 지난 7일부터 잠수함충돌설, 내부폭발설 등을 규명하기 위해 선체 외관을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선체 내 미수습자 수색은 선체 세척 및 위해도 조사 등 1주일 간의 사전 준비를 거쳐 내주 초 시작될 전망이다. 세월호에서 흘러나온 펄 251㎥을 구멍 5㎜ 체에 걸러 유해와 유류품을 찾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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