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 톰프슨(22ㆍ미국)에 이어 또 한 번 TV 시청자 제보의 희생양이 나올 뻔했다.
22년 만에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세르히오 가르시아(37ㆍ스페인)의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에도 제동을 건 TV 시청자가 있었음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의 골프 전문매체 골프닷컴은 11일(한국시간) 마스터스 주최 측이 가르시아의 규정 위반 문제를 검토한 끝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관련영상 http://www.stuff.co.nz/sport/golf/91444398/did-sergio-garcias-ball-move-while-he-cleared-pine-needles-during-masters-win
가르시아의 규정 위반 논란은 대회 마지막 날인 4라운드의 TV 중계화면 때문에 확산됐다. 13번홀(파5)에서 가르시아가 친 티샷은 왼쪽으로 꺾어지면서 나무 덤불 사이로 들어갔다. 가르시아는 1벌타를 받고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공을 드롭했다. 공이 떨어진 곳은 침엽수 잎이 쌓여 있는 덤불이었다. 가르시아는 결국 파로 홀아웃하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가르시아가 공을 치기 전에 덤불 주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공이 살짝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 중계를 보던 일부 시청자가 인터넷을 통해 공이 분명히 흔들렸다고 주장하면서 가르시아가 벌타를 또 받아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골프 규칙 18-2은 선수가 공을 움직이게 한 경우 1벌타를 받고 원래 자리에서 다시 공을 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시 가르시아는 저스틴 로즈(37ㆍ잉글랜드)와 접전 끝에 4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끝냈고, 결국 연장전에서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만약 13번홀에서 벌타를 받는다면 연장전 없이 로즈가 우승자가 돼야 하는 상황이었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선 톰프슨이 TV 시청자의 제보로 한꺼번에 4벌타를 받아 우승을 놓쳤기 때문에 결과에 촉각이 곤두세워졌다. 그러나 대회 주최측은 공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판정을 내리면서 논란 확산을 초기에 차단했고, 가르시아는 가슴을 쓸어 내릴 수 있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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