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3.3㎡당 평균 2020만원
강남 평균 2004만원보다 높아
“과천 재건축 추진 본격화로 이주 수요 증가 따른 상승” 분석
경기 과천시에 84㎡의 아파트 전세를 얻으려면 얼마나 오랫동안 돈을 모아야 할까?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평균 연소득 5,321만7,036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 푼도 쓰지 않고 9년6개월 이상 모아야만 한다. 이는 7.4년이 걸렸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2.2년이나 더 늘어난 것이다.
서울 강남구와 과천시의 아파트 전셋값이 3.3㎡당 평균 2,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서울시 아파트 3.3㎡ 당 평균 매매가 1,904만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경기 과천시 아파트의 전셋값은 3.3㎡당 2,02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2월2일 3.3㎡당 2,008만원으로 처음 2,000만원대에 올라섰다. 부동산114가 지난 2000년 아파트 전셋값을 집계하기 시작한 후 전셋값이 3.3㎡당 평균 2,000만원선을 넘은 것도 처음이었다.
과천 다음은 서울 강남구로 아파트 전셋값이 3.3㎡당 2,004만원을 기록했다. 강남구는 지난달 24일 3.3㎡당 2,003만원으로, 처음 2,000만원선을 돌파했다.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 7일 기준 3.3㎡당 1,962만원으로 2,000만원에 근접했다.
과천의 전셋값이 강남을 따라 잡은 것은 작년부터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하면서 이주 수요 증가로 이 일대 전셋값이 크게 오른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2003년 1월말 기준 강남구의 3.3㎡당 전셋값은 743만원, 과천은 548만원이었다. 2009년 말에도 강남 전셋값은 1,049만원, 과천은 885만원에 불과했다.
앞으로도 과천 전셋값이 강남구보다 높게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그 동안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던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엔 주춤한 상태다. 과천의 월간 전셋값 추이는 2월 말 -0.17%, 3월 말 -0.78% 등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강남구는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고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임대료가 상향 평준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교육ㆍ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임대 수요의 유입도 꾸준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과천 아파트 전셋값이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보이고 있지만 재건축 사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추가 공급도 없는 만큼 전셋값 조정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과천과 강남의 전셋값 강세를 일반화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적잖다. 올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전세 시장의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강동구와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세종시 등 입주물량이 몰린 곳은 올초부터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되는 하반기에는 역전세난은 물론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깡통전세까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