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척 중 6척 내년 운항 중단 ‘퇴역’
3척도 2020년 선령 만료 교체 앞둬
선사들, 대체 선박 확보 비상 걸려
제주 뱃길을 오가는 여객선 절반 이상이 내년 이맘때쯤이면 선령(25년) 초과로 ‘퇴역’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선사들이 대체 선박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기점 여객선은 6개 항로에 10척이며, 이 중 내년 6∼7월이면 선령 25년이 초과돼 운항을 못하는 여객선이 4개 항로 6척에 이른다. 나머지 4척 중 3척도 2020년이면 선령을 모두 넘기게 된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여객선을 새로 건조하거나 수명이 남은 중고선으로 교체해야 한다.
앞서 정부는 세월호 침몰사고 후속 조치로 2014년 7월 해운법과 해운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여객선 운항 선령 기준을 기존 30년에서 25년으로 강화했다.
항로별로 보면 제주~부산 항로를 오가는 ㈜동북아카페리의 레드스타호(5,223톤)와 블루스타호(6,626톤)는 선령 만료일이 내년 6월 30일이다. 선사 측은 블루스타호를 대체하기 위해 1만톤급 여객선을 내년 말까지 새로 건조할 계획이다. 또 레드스타호를 대신할 중고 여객선 매입을 추진 중이며, 선박 구입이 완료되면 연말에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선사 측이 선령 만료를 앞두고 레드스타호를 인도네시아 해운업체에 매각하면서 16일부터 운항이 중단돼 제주~부산 항로 여객선은 내년 말 신규 선박을 건조해 투입하기 이전까지는 1척만 운항하게 된다.
제주와 전남 완도를 오가는 ㈜한일고속의 한일카훼리 1호(6,327톤)와 한일블루나래호(3,032톤)도 내년 7월 6일 선령 만료로 운항을 못하게 된다. 한일카훼리 1호를 대체할 1만9,000톤급 여객선은 선사 측이 490억원을 투입해 이미 건조 중이지만, 쾌속선인 한일블루나래호를 대체할 선박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선사 측은 유럽 등지에서 후속 선박을 물색 중이다.
제주~목포와 제주~녹동 항로 여객선들은 대체 선박 구입이 완료돼 연말부터 투입될 예정이다. 제주~목포 항로를 운항 중인 씨월드고속훼리㈜의 씨스타크루즈호(1만5,089톤ㆍ선령 만료일 내년 6월 30일)는 1만5,000톤급 중고 여객선으로 대체된다. 제주~녹동 항로의 ㈜남해고속 남해고속카훼리7호(3,719톤)는 6,300톤급 중고 여객선으로 교체된다.
이들 선박 외에 제주~목포 산타루치노호(1만5,180톤), 제주~여수 한일골드스텔라호(1만5,195톤), 한일레드펄(2,862톤) 등 3척도 모두 선령이 22년에 이르는 노후화 선박이어서 2020년까지 대체 선박을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결국 제주기점 여객선 10척 중 9척이 3년 사이에 모두 교체되는 셈이다. 현재 제주항로에 투입된 여객선 중 최저 선령 선박은 제주-목포 항로의 퀸스타2호(364톤)로, 2013년 10월 건조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제주기점 여객선들 대부분이 노후화돼 선박건조와 중고선 매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어서 자금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며 “대체 선박을 제때에 확보하지 못할 경우 운항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선박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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