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는 단일어와 복합어로 나뉘고, 복합어는 다시 합성어와 파생어로 나뉜다. ‘합성어’는 둘 이상의 단일어가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가 된 것이다. 쌀밥(쌀+밥), 출렁출렁(출렁+출렁), 잡아먹다(잡다+먹다) 따위. ‘파생어’는 단일어나 합성어에 접사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단어를 가리킨다. 맨밥(맨-+밥), 시퍼렇다(시-+퍼렇다), 선생님(선생+-님), 빛깔(빛+-깔), 덮개(덮다+-개), 많이(많다+-이), 울음(울다+-음), 삶(살다+-ㅁ), 익히(익다+-히) 따위.
‘접사’는 다른 말에 붙어서 일정한 뜻을 더해 주는 요소인데, ‘맨-’, ‘시-’처럼 앞에 붙는 것이 ‘접두사’, 뒤에 붙는 것이 ‘접미사’이다. 접미사 중에는 ‘-님, -깔’처럼 뜻만 더하는 것이 있고, ‘-개, -이, -음/ㅁ, -히’처럼 품사도 바꾸는 것이 있다. 가령, ‘울다’는 동사지만 ‘울음’은 명사다.
“어간에 ‘-이’나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과 ‘-이’나 ‘-히’가 붙어서 부사로 된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한글맞춤법 제19항이다. ‘굳다’와 접미사 ‘-이’가 결합하면 [구지]로 소리 나지만 어간의 원형 ‘굳-’이 드러나게 ‘굳이’로 적으라는 뜻이다.
명사 파생 접미사 중에는 ‘-이’와 ‘-음/-ㅁ’이, 부사 파생 접미사 중에는 ‘-이’와 ‘-히’가 가장 널리 쓰일 뿐만 아니라 규칙성도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손쉽게 분석해 낼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그 원형을 밝혀 주는 것이 쓰기에도 편하고 읽기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접미사 ‘-이’, ‘-음/-ㅁ’, ‘-히’가 결합할 때는 어간과 접미사의 형태를 밝혀 적는 것을 원칙으로 삼은 것이다. 이것이 한글맞춤법 제19항의 취지다.
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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