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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엽 "KPGA 선수들의 기량? PGA서도 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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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엽 "KPGA 선수들의 기량? PGA서도 통할 것"

입력
2017.04.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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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PGA 이상엽이 일산의 한 커피숍 테라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호형 기자.

[고양=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중학생 때 어머니를 따라 은행에 갔는데 생활비 통장에 잔고가 17만 원 밖에 없더라. 어린 나이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상엽(23ㆍJDX멀티스포츠)은 자수성가형 골퍼다. 지난 1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먼 걸음 하셨네요"라며 취재진을 반겼다. 주문한 커피가 도착하자 파란만장한 그의 인생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상엽은 "어린시절 집안 환경이 넉넉지 않았다. 어머니는 생활비를 절약해 외동아들인 나에게 좋은 옷을 사주셨다. 다른 사람들 눈엔 내가 부잣집 아들처럼 보였을 것 같다. 오해를 샀다"고 운을 뗐다. 투어 프로 출신인 큰아버지 이해우씨의 손에 이끌려 골프를 하게 됐다는 이상엽은 "한 달 연습장 비용으로 고작 30만 원을 냈다. 국가대표 때는 무료로 배웠다. 형편이 좋지 않아 다른 선수들에 비해 돈을 적게 투자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상엽은 "하지만 결과는 좋았다"며 웃었다. 2부 투어에서 1부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로 2015년 올라온 그는 2년 차였던 지난 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했다. 이상엽은 "실력이 부족해 시드 유지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운이 따라 정상을 경험했다. 작년엔 나에게 120점(100점 만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 KPGA 이상엽이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이호형 기자.

이상엽은 지난 해 내내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 직장인인 아버지 이해준씨는 아들이 대회에 나갈 때마다 휴가 등으로 짬을 내 캐디백을 멨다. 이상엽은 "아버지께서 많이 이해해 주시고 다독여주신다. 그래서 편안하게 대회를 치렀다"고 밝혔다. "지역 대회 땐 가족여행을 하는 기분으로 임한다"는 이상엽은 "뒷바라지 해준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 후 화제가 된 부자(父子)간 사진에 대해서도 "아버지가 나를 한 대 때려 버릴까 농담하며 웃다가 찍혔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이상엽은 롤 모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열심히 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부모님이다"며 "고생하시는 모습을 곁에서 봐왔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상엽은 작년 12월27일부터 지난 3월4일까지 미국 텍사스주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스쿼트, 런지로 하체를 단련하고 푸시업으로 상대적으로 빈약한 어깨와 팔 근육을 키웠다. 지난 시즌 부족했던 드라이버 샷의 방향성도 가다듬었다. 이상엽은 "올 해는 모든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잘 되면 '톱10'에도 들고..."라고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물론 우승이 욕심나는 대회는 있다. 신설된 제네시스 챔피언십이다. 그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경우 내년 미국프로골프(PGA) 제네시스 오픈 출전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욕심난다"고 언급했다. 이상엽은 "올 해 19개 대회에 모두 출전할 것이다"면서 "20일 열리는 첫 대회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선 작년처럼 10위 정도 하면 좋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이상엽은 의류만 후원 받았던 작년과 달리 올 해는 JDX멀티스포츠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그는 "2부에서 올라와 어려움을 겪던 나에게 손을 뻗어준 JDX멀티스포츠에 감사 드린다"며 "김한철 대표님과 김길웅 이사님 등 관계자 분들이 선수들을 많이 배려해주신다. 오래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밝혔다. 그는 클럽, 신발, 장갑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JDX멀티스포츠로부터 지원받는다고 했다.

국내 투어의 인기 상승 방안을 묻자 이상엽은 "방송 등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조명해주면 좋겠다. 특정 선수만 계속 보여주는 것보다는 성적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스토리가 있는 선수들을 소개해주면 투어에 스타가 많이 발굴될 것 같다"며 "방송 출연을 계기로 잠재력이 발휘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

▲ KPGA 이상엽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이호형 기자.

1부 투어에서 뛰는 선수는 150~160명 정도다. 이상엽은 "골프계에서 1%에 드는 사람들이다"며 "우리나라 선수들도 PGA 우승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현지 분위기, 잔디, 코스에 적응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비거리가 서양 선수들에 비해 조금 덜 나갈 순 있지만, 정교함을 살리면 정상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국체대 4학년인 이상엽은 학교 후배 왕정훈(21ㆍCSE)에게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에서도 잘했으니 PGA에서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 응원했다고 했다. 이상엽은 "그러자 정훈이가 겸손해 하더라"며 "어느 투어에 가서든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내 대회 평균 코스 세팅이 신한동해오픈 정도만 돼도 선수들의 해외 경쟁력이 커질 것 같다. 지역별로 러프 등 코스 세팅 차이가 심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상엽은 '골프를 정의해 달라'는 물음에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라는 3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잘 할 수 있는 스포츠인 것 같다. 다른 측면으론 멘탈 40%, 체력 50%, 기술 10%가 작용하는 종목이라 본다"고 답했다.

고양=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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