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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건들 펄펄 나는 롯데, 포수 강민호가 꺼낸 비결은

입력
2017.04.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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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강민호(왼쪽)와 김원중/사진=롯데 자이언츠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시즌 끝날 때까지 채찍질만 해야죠."

롯데의 프로 14년차 베테랑 포수 강민호(32)가 껄껄 웃었다. 말은 무심한 듯해도 어린 투수들의 성장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까지 8경기에서 6승2패를 거둬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올해 롯데를 대표하는 건 돌아온 이대호(35)를 중심으로 한 매서운 타격이다. 하지만 타선에 가려있는 마운드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3.42(4위)로 지난해 5.63(7위)에 비해 매우 안정됐다. 무엇보다 어린 선발 투수들이 버티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롯데의 선발진은 불안요소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2012년 프로 입단 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김원중(24)은 2경기에 등판해 11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박세웅(22)도 1경기에서 6⅔이닝 1실점을 거뒀고, 박진형(23)은 2경기에 나와 8⅔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해까지 '미완의 대기'로 남아 있던 영건들의 잠재력 폭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들과 호흡을 맞추는 강민호도 달라진 마운드를 느끼고 있다. 강민호는 "다들 많이 좋아졌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게 되면서 타자와 승부가 더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후배 투수들의 뜨거운 겨울을 지켜보며 강민호도 확신을 가졌다. 강민호는 "겨울부터 다들 정말 열심히 했다"며 "원중이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워낙 좋았기 때문에 올해 정말 잘 하겠다고 생각했다. 긴장하거나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멘탈에서도 강하다. 겁도 없고, 4차원 기질도 있는데 그런 선수들이 야구를 잘 한다"며 웃었다.

'롯데의 미래'로 평가 받는 박세웅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강민호는 "작년에는 힘으로만 던지려고 했는데 이제 컨트롤을 신경 써 던지기도 한다. 작년에 풀타임을 뛰면서 느낀 게 많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위해선 베테랑 포수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어린 투수들이 선발로 나오면 "형이 사인 내는 대로 믿고 따라 와"라며 부담을 덜어준다. 투수들은 경험이 많은 그를 믿고 던질 수 있다. 강민호는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이 나오면 (상대팀 분석에 대한) 공부도 더 많이 하게 된다. 세웅이나 원중이, 진형이 모두 사인에 고개를 안 흔든다. 그러다 보니 나도 더 책임감을 갖고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에 몰린 어린 투수들을 달래는 비법도 있다. 실점을 하거나, 주자가 쌓이는 등 젊은 투수가 흔들리고 있을 때는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강민호는 "'도망가지 마라. 젊었을 때 맞지 언제 맞겠냐. 더 붙어라'고 말해준다"며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비결을 밝혔다.

희망찬 출발을 했지만 시즌은 아직 길기만 하다. 장기 레이스를 꾸준하게 치러가는 것도 영건들에게는 큰 숙제다. 박진형은 지난해에도 5월까지 15경기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지만 6월 이후 24경기 평균자책점 6.89에 그치기도 했다. 강민호가 '현재'의 호투에도 칭찬을 아끼는 이유다.

강민호는 어린 투수들을 향해 "아직 몇 경기 하지 않았다. 아직은 모른다. 칭찬은 안 하겠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채찍질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시즌을 함께 치러나가자는 깊은 의미의 당부이기도 하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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