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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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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

입력
2017.04.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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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은 둘만의 여행을 떠날 때 빛을 발한다. BMW 모토라드 제공.
모터사이클은 둘만의 여행을 떠날 때 빛을 발한다. BMW 모토라드 제공.

모터사이클 브랜드는 여행을 권장한다. 처음에는 ‘타라’고 관심을 끌고, 이후에는 ‘사라’고 권하며, 판매한 뒤에는 계속 ‘달리라’고 말한다.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혜택 또한 넘친다. 정확하게는 마케팅 상술이지만 고객 또한 그리 억울하지 않다. 라이딩이란 어느 한 지점과 다른 지점을 오가는 이동의 개념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미세먼지 없고 따스한 봄철 주말에 양평으로, 속초로, 강화도로 떠나지 않는다면 대체 무얼 할건가? 모터사이클을 타는 행위는 그 자체로 기쁨이며, 사실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 떠나기에 그만큼 간결하고 낭만적인 도구는 단연코 없는데!

모터사이클 브랜드 가운데 투어에 강점을 지닌 할리데이비슨. 할리데이비슨 제공.
모터사이클 브랜드 가운데 투어에 강점을 지닌 할리데이비슨. 할리데이비슨 제공.

많은 모터사이클 브랜드 가운데 가장 투어에 특화된 할리데이비슨은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디지털 세대를 유혹한다. 할리프렌즈(Harley-Friends)라는 이름에 걸맞게 호그(할리오너스그룹) 회원이 운영하는 카페나 쇼핑몰 등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앱이다. 물론 할리데이비슨 전국 매장을 반드시 들러 인증 도장을 받는 ‘2017 스탬프 투어’ 프로모션은 기본이다. 스탬프 인증 기간은 4월 7일부터 5월 7일까지 딱 한달. 강남, 한남, 용인 등 할리데이비슨 전 지점을 모두 찾은 고객은 크레딧 30만원을 받게 되며, 스탬프 미션을 완료하고 할리프렌즈 업체 방문 인증이 가장 많은 고객 5명은 600만원 상당의 미국 할리데이비슨 투어를 다녀오는 특전이 주어진다.

BMW 모토라드는 자동차보다 긴 역사를 갖고 있다. BMW 모토라드 제공.
BMW 모토라드는 자동차보다 긴 역사를 갖고 있다. BMW 모토라드 제공.

BMW 모토라드 역시 투어를 빼놓고는 역사를 말할 수 없는 브랜드. 서킷을 질주하는 모델 외에도 장거리 여행에 특화된 모델이 즐비한 만큼 한국관광공사와 연계해 투어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투어리스트 트로피(Tourist Trophy) 2017’은 누적 주행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주는데 전국에 걸쳐 선정한 11곳의 기념 장소를 찾아 스탬프를 찍어야 한다. 이미 3월 18일에 개최한 시즌 첫 투어를 시작으로 오는 9월 초 열리는 BMW 모토라드 익스피리언스 데이즈까지가 참가 기간이다.

BMW 모토라드 전시장을 찾아야만 스탬프북을 받을 수 있어 한층 마케팅 기법이 세밀한데 경주, 보성, 안동, 속초 등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테마여행 10선 도시를 포함해 모두 11곳의 포인트가 있다. 참가자 전원에게 AS 할인 쿠폰과 호텔(현대, 씨마크) 할인이 주어지며 11개 스탬프를 모두 획득한 고객 중 최다 마일리지를 기록한 10명을 선발해 해외 모토라드 데이즈 참가 기회나 각종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다.

혼자보다는 둘, 둘보다는 여럿이 떠나는 라이딩이 한층 즐겁다. 두카티 제공.
혼자보다는 둘, 둘보다는 여럿이 떠나는 라이딩이 한층 즐겁다. 두카티 제공.

이탈리아 브랜드 두카티 역시 흡사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두카티스타 온 더 로드’는 가장 많이 달린 1등(상금 300만원과 180만원 상당 소모품 지급) 외 2명을 뽑고 가장 많은 지역을 찾은 1명의 승자를 추가로 더해 모두 1,000만원 상당의 상금과 상품을 증정한다. 이미 지난 3월 27일 접수를 시작했으며 오는 4월 14일(금) 접수를 마감하니 두카티스타라면 주목할 것.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즐기기 좋은 10월 31일까지 대회는 계속된다.

‘특정 브랜드의 상술에 놀아나는 소개 기사 따위나 쓴다’는 댓글을 쓰려고 했다면 잠시 손가락을 멈추시라. 최근 대기오염이 극성을 부리지만 4월 10일 어제만큼은 서울 전역에서 미세먼지가 증발한, 근래에 보기 드문 청정한 하늘이 돋보였다. 브랜드가 주최하는 투어 권장 프로그램이 싫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운 근교라도 훌쩍 다녀오면 어떨까? 자동차 운전, 그러니까 걸상에 앉아 창문을 내린 채 풍경을 감상하는 것과는 궤를 달리 하는 생동감이 찾아올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이렇게 노래하지 않았겠나?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 UhUh ) 둘이 ‘달려요!’

모터사이클 세계 투어를 버킷리스트 영순위에 올린 ‘Long Way Down’의 이완 맥그리거와 찰리 부어만. BMW 모토라드 제공.
모터사이클 세계 투어를 버킷리스트 영순위에 올린 ‘Long Way Down’의 이완 맥그리거와 찰리 부어만. BMW 모토라드 제공.

고작 모터사이클 하나 즐긴다고 ‘인생의 참맛’이니 뭐니 너스레 떨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온몸으로 만끽하는 봄날의 정취에 빠져들어봤다면 그 소소한 즐거움이 얼마나 유쾌한지 알게 된다. 나 역시 올해는 특별한 여름 휴가로 무척 들떠 있다. 유라시아 대륙 투어를 떠나는 형제들의 여정 중 몽골 구간에 끼어들어 함께 초원을 노니는 계획이 현재진행형이니까. 당신은 모터사이클을 탈 줄 아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

최민관 기자 edit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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