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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슨, 조선업황 전망 하향…대우조선 구조조정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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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슨, 조선업황 전망 하향…대우조선 구조조정 암초

입력
2017.04.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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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 발주 전망’ 다시 발표

내년 2950만→2560만 CGT 등

2021년까지 예상치 낮춰 잡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VLCC(초대형유조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VLCC(초대형유조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영국의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전 세계 조선 업황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며 선박 발주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2018년부터는 수주 절벽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해 온 정부엔 비상이 걸렸다. 조선업종 구조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클락슨은 최근 발표한 ‘조선 발주 전망 보고서’에서 2018년 이후 선박 발주량을 종전보다 낮춰 잡았다. 지난해 9월엔 2018년 선박 발주량을 2,950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로 전망했지만 최근 보고서에서는 이를 2,560만CGT으로 하향 조정했다. 390만CGT이나 줄어든 것이다. 2019~2021년 전망치도 연간 110만∼320만CGT 낮춰 잡았다. 다만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2,050만CGT로 예상했던 2017년 발주량을 이번 보고서에서는 2,140만CGT로 상향 조정했다. 클락슨은 매년 3월과 9월에 선박 발주 전망치를 발표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내 놓으면서 지난해 9월 나온 클락슨 보고서를 인용해 “2018년부터는 조선 시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인수합병(M&A) 여건이 조성돼 대우조선의 새 주인을 찾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클락슨은 이번 보고서에서 국내 조선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ㆍ액화석유가스(LPG)선 발주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대형 컨테이너 선사들이 지난해 대부분 적자를 기록한 데다 기존에 발주된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잔량도 아직 많기 때문이다. 가스선의 경우 주요 LNG 개발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9월 클락슨 자료를 인용해 “국내 조선업체가 강점을 갖는 대형 컨테이너선 분야가 상대적으로 크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다. 클락슨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2018년 신규 선박발주량을 낮춰 잡긴 했지만 수주 발주량이 점차 늘어날 것이란 기조는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만약 클락슨이 내년부터 발주량이 줄어든다고 예측했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좋아지는 강도가 약해진다고 한 만큼 대우조선이 연도별 수주 목표를 채우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나치게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비판이 적잖다. 사실 정부가 구조조정 원칙을 훼손했다는 비난에도 대우조선에 추가 지원에 나선 것은 정부의 잘못된 수주 전망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정부는 지난해 대우조선이 115억달러 어치를 수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대우조선의 수주액은 정부 목표액의 13% 수준인 15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결국 수주 절벽으로 대우조선은 곳간이 비면서 지난해 2조7,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부터 대우조선이 순이익을 거둘 것이라던 정부 예측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말까지 누구도 정부가 추가 지원에 나설 상황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정부는 시장 상황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도 “클락슨 등 전문 기관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만큼 대우조선 구조조정 계획을 좀 더 보수적인 전망에 맞춰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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