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ㆍ의성ㆍ군위ㆍ청송, 무소속 성윤환 급부상
상주시의원 8명 성 후보 지지선언
청송서도 윤종도 도의원 등 3명 가세
경북 상주ㆍ군위ㆍ의성ㆍ청송지역 국회의원 재선거 투표일(12일)을 이틀 앞둔 10일 무소속 성윤환 후보의 돌풍이 심상찮다. 대통령 재선거를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치러지는 선거여서 각 당 대통령 후보들이 직접 소속당 후보 지원에 나설 정도로 열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친박 원조를 꺾고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7일 상주시의원 8명에 이어 10일 윤종도(청송) 경북도의원과 현시학 청송군의원이 자유한국당을 집단탈당 후 성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나서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10일 경북도의회 윤 의원은 도의회 기자실에서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성윤환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달 27일 탈당한 현 청송군의원과 김영기 전 경북도의원도 성 후보 지지선언에 동참했다.
윤 의원 등은 “자유한국당이 재선거 공천 과정에서 친박 패권세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김재원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보조관 문제(월급 편취의혹)도 사실이라면 법적 도의적으로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후보사퇴와 사죄를 요구했다.
아울러 “지역발전을 위한 주민의 염원을 실천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유한국당 탈당과 무소속 성윤환 후보 지지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상주시의회 김홍구 김태희 남영숙 변해광 안경숙 안창수 임부기 정갑영 등 8명의 시의원은 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잘 보필하지 못해 탄핵정국을 만든 김재원 전 정무수석을 공천한 것은 국민무시 처사”라며 무소속 성윤환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이들 8명의 시의원은 이날 모두 자유한국당을 탈당함으로써 김재원 후보에게 큰 타격을 준 셈이다.
성 후보는 지난 5일 오전9시부터 오후10시까지 갤럽 여론조사를 실시, 경쟁자로 손꼽히던 박완철 후보를 누르고 유력 무소속 단일화에 성공을 거둠으로써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다 성 후보에게 절대 유리한 고지는 지역 간 유권자 수의 편차.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성 후보는 출신지역인 상주시 유권자(8만7,566명) 수가 유력 경쟁자인 김재원 후보의 의성군(4만9,567명) 보다 1.75배 이상 되는 이점을 안고 있다. 전체 유권자 수가 18만2,858명인 이 지역은 상주가 군위 의성 청송 3곳을 합한 9만5,292명에 비해 7,726명이 적은 수준이다. 여기에다 청송이 지역구인 윤 의원 등이 성 후보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지역구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양강 구도 속 경쟁관계에 놓인 김재원 후보를 둘러싼 스캔들이 성 후보를 돕는 형국이다. 김재원 후보는 2004년 6월부터 2013년 2월까지 K씨와 L씨 등 지역주민을 보좌관과 비서관으로 등록한 뒤 급여의 65% 정도를 빼돌린 혐의로 금융실명제와 정치자금법 위반 시비가 일어 도덕성에 먹칠을 했다. 김재원 후보측은 “형편이 어려운 보좌관 등에게 차용증만 받고 금전적 편의를 제공한 것인데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상주시선관위가 관건선거 의혹을 산 백승주(구미 갑) 국회의원을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수사의뢰한 건이 김 후보에게 어떤 영향일 미칠지도 관심사다. 선관위는 4일 “지난달 25일 자유한국당 백승주(구미갑) 경북도당위원장이 이정백 상주시장과 김영만 군위군수, 김주수 의성군수, 한동수 청송군수 등 4명의 단체장과 상주시 소재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가졌다”며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수사의뢰했다.
상주시 A농업법인 대표 김모(53)씨는 “단일 선거구도 잃고, 지역출신 국회의원도 잃게 되자 지역주민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한 상태”라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정치 스캔들 없는 지역출신 후보를 돕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 선거를 27일 앞둔 이 지역 국회의원 선거엔 대통령 후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지난 4일에 이어 9일 상주를 방문, 김재원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2일 상주풍물시장에서 같은 당 김진욱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김영태 후보 지원을 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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