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더블러’ 러셀 웨스트브룩(28ㆍ오클라호마시티)이 마침내 미국프로농구(NBA) 71년 역사를 새로 썼다.
웨스트브룩은 10일(한국시간) 펩시 센터에서 열린 덴버 너기츠와의 2016~17시즌 NBA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50점을 쏟아 붓고 16리바운드와 10어시스트를 보태 시즌 42번째 트리플더블을 완성했다. 이는 오스카 로버트슨(당시 신시내티)이 1961~62시즌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41회)을 넘어 1946년 창립한 NBA 역대 1위 기록이다.
웨스트브룩은 전반에만 23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해 일찌감치 대기록을 예약했다.
어시스트 4개를 남겨두고 있던 웨스트브룩은 4쿼터 종료 4분 17초를 남기고 팀 동료 세마지 크리스톤에게 열 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대기록을 완성했다. 웨스트브룩은 통산 트리플더블에서도 79개째를 기록하며 윌트 체임벌린(78회)를 제치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NBA에서 웨스트브룩보다 많은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이는 로버트슨(181회), 매직 존슨(138회), 제이슨 키드(107회)뿐이다.
웨스트브룩의 대기록 달성 소식에 NBA 선수들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일제히 경의를 표했다. LA 클리퍼스의 블레이크 그리핀은 “정말 대단하다. MVP는 웨스트브룩에게 줘야 한다"고 말했고, 케빈 러브(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도 "웨스트브룩은 정말 믿을 수 없는 한 시즌을 보냈다. 트리플 더블 42개라니, 그는 진짜 '농구계 위너'다"라고 존경심을 보냈다. 워싱턴 위저즈의 브래들리 빌은 “특유의 터프함이 존경스럽다. 신의 영역에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극찬했다.
웨스트브룩은 올 시즌 80경기를 뛰면서 42개의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올 시즌 KBL(한국농구연맹)에서는 단 4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트리플더블을 1.9경기 당 1개꼴로 해낸 셈이다. 지난 8일엔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55년 만의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도 확정 지었다. 정규리그 2경기를 남겨 놓은 현재 평균 31.9점, 10.7리바운드, 10.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특히 평균 리바운드 10개를 넘긴 건 2m를 훌쩍 넘는 장대들이 즐비한 NBA에서 191㎝의 단신 가드인 웨스트브룩이 쌓은 위업이기에 더 높이 평가 받는다.
로버트슨의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과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은 윌트 체임벌린의 한 경기 100득점, 55리바운드, 한 시즌 평균 50.4점 등과 함께 NBA 역사상 대표적인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웨스트브룩은 이날 극적인 버저비터로 팀의 플레이오프행까지 자신의 손으로 확정했다. 그는 103-105로 뒤진 경기 종료 직전 팀 동료 스티븐 애덤스에게 패스를 받아 센터라인 근처에서 3점 슛을 성공시켜 짜릿한 역전승(106-105)을 이끌었다.
서부콘퍼런스 6위를 확정한 오클라호마사티는 3위 휴스턴 로케츠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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