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들이 휴대폰 구매에 지출하는 돈이 작년보다 20조원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휴대폰 부품 가격 상승과 중국 신흥 제조사들의 모델 다양화, 저가폰보다 고품질의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 욕구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데스크톱과 노트북PC,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가(ASP)가 작년보다 약 2%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위해 지출하는 금액이 6,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 가격 상승에 제품 판매가가 오를 뿐만 아니라 높은 가치를 주는 제품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라는 게 가트너의 분석이다.
란지트 아트월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기기 시장은 가격 민감도가 낮아지고 있다”며 “소비자들과 기업들은 단순히 가장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걸맞은, 보다 나은 제품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체 지출 중 휴대폰 관련 지출이 6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별 지출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휴대폰 지출은 4,000억달러(약 457조원)로 예상된다. 작년보다 4.3%(약 20조원)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네트 짐머만 가트너 부사장은 “화웨이나 오포와 같은 신흥 업체들의 제품 구성이 강화되면서 사용자들이 기존 일반 휴대폰을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고품질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신흥 시장의 경우 사용자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접근성이 여전히 낮아 고가의 좋은 제품으로 바꾸는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포와 비포,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고가 스마트폰 비중이 확대되면서 2016년 일반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가는 전년보다 13.5% 가량 증가했다. 올해에는 4% 상승이 예상된다. 짐머만 부사장은 “삼성 갤럭시S8 출시와 함께 올해 하반기 발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계기로 최첨단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가는 계속 치솟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데스크톱과 노트북PC, 휴대폰 등의 출하량은 23억3,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3억3,200만대에 이은 평탄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PC 소비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이른바 ‘PC 엑소더스(이탈)’ 추세는 정점에 이르렀지만 평균 판매가는 올해도 작년보다 소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알트왈 연구원은 “D램과 같은 부품 비용이 작년 6월 이후 2배 가량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PC 제조사들은 올 연말까지 PC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며, 전반적인 평균 판매가는 달러 기준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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