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최종 활용 방안 확정
야구도시 역사성 보존 여론 화답
지하엔 주차장, 주변엔 체육공원
광주가 ‘구도(球都)’로 불리게 된 데는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왕조’를 형성했던 옛 해태 타이거즈의 영향이 컸다. 1983년부터 97년까지 무려 아홉 차례 우승했던 해태 타이거즈의 홈 구장인 무등경기장은 그 당시 광주 야구의 성지(聖地)와 다름 없었다.
그러나 무등야구장은 2013년 10월 4일 경기를 끝으로 더 이상 프로야구 경기를 볼 수 없게 됐다. 바로 옆에 광주-KIA 챔피언스필드가 세워진 탓이었다. 이 때문에 무등경기장은 철거 위기를 맞았다. 해태에 대한 향수가 남달랐던 시민들은 “구도의 자존심을 버릴 수 없다”며 철거 반대를 외쳤다. 시민 여론을 등질 수 없었던 광주시도 “무등경기장의 역사성을 보존하겠다”고 약속했고, 10일 최종 활용방안을 내놨다.
시에 따르면 무등경기장 야구장은 일부 관람석을 철거하고 리모델링해 아마추어 야구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야구장 지하에는 프로야구 시즌에 상시 발생하는 주차난과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2층 규모의 주차장(1,252면)이 건설된다. 본부석은 관리실과 함께 각종 편의시설과 클라이밍장이 설치된다. 내외야 관람석을 철거한 공간과 경기장 주변에는 풋살장, 다목적구장, 조깅트랙, 야외체육기구 등을 갖춘 체육공간도 마련된다. 웰빙지압길, 산책로, 쉼터, 친환경 어린이 테마파크, 보행광장, 바닥분수, 작은 공연 등을 할 수 있는 소공연장도 조성된다. 또 지상에 설치한 녹지와 각종 체육공간 등은 시민을 위한 개방형 공원으로 제공된다. 시는 최종 활용방안이 마련됨에 따라 올해 재정투융자 심사와 설계를 거쳐 2019년까지 지하주차장을 건설하고 2020년까지 야구장과 지상공원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는 무등경기장 리모델링에 따른 생산유발효과가 1,026억원, 부가가치효과 326억원, 고용유발효과도 462명에 이르는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쏠쏠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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