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보궐선거 막으려 미뤄 와
기자단 오찬 간담회서 “김종인 모셔오는 게 전략 과제”
조원진 한국당 탈당으로 보수 통합 계획 차질
꼼수 사퇴 논란에 휩싸여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9일 자정을 앞두고 경남지사직을 심야 사퇴했다. 그동안 홍 후보는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차단하기 위해 ‘벙어리 선거운동’도 감수하며 사퇴를 미뤄왔다. 대선 일정상 공직자 사퇴 시한인 9일 지사직을 사퇴하고 다음날인 10일 선거관리위원회에 통보해 보궐선거가 치러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꼼수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열고 “오늘 (밤) 늦게 사표를 내고 내일 선관위에 통보할 것”이라며 “야당이 직무유기 운운하며 우리(경남도) 직원들을 고발하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가 대선후보로 있을 때 (한국당에) 안 들어오면 바른정당은 증발한다”며 “바른정당은 일부는 한국당으로, 일부는 국민의당으로, 일부는 잔류하며 3갈래로 갈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의 꼼수 사퇴에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측 지상욱 대변인은 “국민을 인질로 잡고 엉터리 산수를 하는 홍 후보는 당장 후보직을 사퇴하고 학교(감옥)에 가시길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후보는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만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대표는) 우리와 나쁜 관계는 아니다”라며 “그분을 모셔오는 것이 대선 전략 중 최선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원로목사 등을 예방한 홍 후보는 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출장조사를 놓고서도 “좌파들의 선거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홍 후보의 보수진영 통합 계획은 한국당을 탈당한 조원진 의원의 대선 출마로 차질을 빚게 됐다. 태극기 집회를 주최한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가 최근 창당한 새누리당에서 대선 후보로 추대된 조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한국당을 탈당한다”며 “새로운 보수 우파세력을 중심으로 우파정권 창출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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