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이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이직률은 떨어진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경영자의 ‘현장 순시’와 같은 소통 방식은 오히려 성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월간 노동리뷰 4월호’에 따르면 노사 간의 소통은 방식을 불문하고 대체로 기업 성과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연구원은 2013년 4차 패널조사의 대상 업체 1,512곳(근로자 30인 이상)을 대상으로 ▦최고책임자와 전체 직원과의 회의 ▦경영자의 정기적 현장 순시 ▦경영자와의 소통 핫라인 운영 ▦노사 정기 회합 ▦정기 근로자 설문조사 ▦정기 소식지 발간 ▦사내 게시판 설치 ▦이메일을 통한 정보 공유 ▦인트라넷 정보공개 등의 소통 여부가 재무적 성과와 노동생산성, 제품ㆍ서비스 품질, 이직률 등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성과는 해당 업체가 동종업계와 비교해 매긴 성적을 점수화(1~5점)해 비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사간 정기적 회합을 실시한 업체 746곳은 매출액 같은 재무적 성과가 평균 3.17점으로 나머지 미실시 업체(평균 3.08점)보다 0.9점 높았다. 또 정기적인 소식지 발간을 하는 업체 194곳은 노동생산성이 3.28점으로 미실시 업체(3.14점)보다 0.14점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통을 많이 하는 기업은 이직률도 낮았다. 정기적인 근로자 설문조사를 하는 업체 215곳은 이직률 점수가 평균 2.47점으로 미실시 업체(2.61점)보다 낮았다.
그러나 ‘소통’을 명목으로 경영자가 근로 현장을 자주 찾으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경영자가 정기적인 현장 순시를 실시한다고 응답한 업체 755곳은 재무적 성과가 3.11점으로 미실시 업체 757곳(3.14점)보다 낮았고, 근로자 주도 혁신활동의 점수도 3.30점으로 미실시 업체(3.32점)보다 뒤처졌다.
연구책임자인 송민수 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노사 분규의 대부분이 노사 간의 정보비대칭 때문에 발생하는데, 소통은 이런 비대칭을 해소해줄 수 있어 성과를 높여준다”면서도 “다만 현장 순시는 근로자에게 소통이라기보다는 통제로 느껴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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