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숲에서 나오는 또 하나의 기회"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패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 내 ‘비주류층’ 자녀가 많이 다니는 한 뉴욕시립대의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한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대선 패배 충격을 털고 대외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루돌프 크루 메드가 에버스 칼리지(Medgar Evers College) 총장은 오는 6월 8일(현지시간) 바클레이즈 센터에서 열리는 졸업식에 클린턴 전 장관이 연사로 참석한다고 7일 발표했다.
크루 총장은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야기했던 많은 것들이 학생들에게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 나은 연사를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크루 총장은 “우리 학교에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많고,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카리브해에서 온 이민자의 자녀와 부모들이 대학 진학을 안 해 ‘집안에서 첫 대학생이 된’ 학생들 비율과 여자ㆍ흑인학생 비율도 높다”며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졸업 연설에 대한 상징성을 설명했다.
뉴욕시가 운영하는 약 20여 개 대학 가운데 브루클린지역에 위치한 이 곳의 이름은 흑인차별철폐를 위해 싸우다 1963년 흑인차별주의자에 살해당한 시민운동가에게서 따 왔다.
NYT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달 한 여성단체 주최 행사 기조연설에서 “이제 숲에서 나올 준비가 돼 있다”고 한 것을 인용해, ‘이번 연설은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숲에서 나오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선 패배 후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던 그는 지난 6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세계 여성 서밋’ 행사에 참석해 “확실히 여성 혐오가 (선거 패배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하는 등 점차 대외활동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다만 정치 재개와 관련해선 계획에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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