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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6 부활절, 세월호 추모로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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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6 부활절, 세월호 추모로 채운다

입력
2017.04.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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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부활절을 맞아 기독교계는 세월호 추모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세월호 1주기 추모미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서울대교구 제공
4월 16일 부활절을 맞아 기독교계는 세월호 추모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세월호 1주기 추모미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서울대교구 제공

부활절을 앞둔 기독교계가 분주하다. 부활절 때문이기도 하지만, 올해 부활절은 특히 4월 16일 세월호 참사 3주기와 딱 겹쳐져 있어서다. 부활절은 춘분을 기준일로 삼아 정해진다. 음력에 따른 것이어서 매년 3월말에서 4월 초까지 날짜가 조금씩 바뀌는데 올해 공교롭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마침 물 속에 가라앉아있던 세월호는 인양된 뒤 목포 신항에서 육상 이송 작업이 진행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6일 낮 1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진행하는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한 미사로 봉헌한다. 염 추기경은 세월호 참사 이후 꾸준히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 세월호 유족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 시위를 벌여왔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가 별도의 미사를 16일 오전 11시에 봉헌한다.

세월호 육상 거치 작업이 진행 중인 목포를 관할지역으로 삼고 있는 천주교 광주대교구도 목포 신항에서 16일 오후 3시 김희중 대주교가 미사를 봉헌한다. 세월호 참사 1, 2주기 때 광주대교구는 진도 팽목항에서 미사를 봉헌한 바 있다. 세월호 인양에 따라 장소를 바꿨다. 제주교구는 모든 본당에서 미사 중에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기도를 공지할 예정이다. 앞서 대전ㆍ부산ㆍ청주(10일), 인천(11일), 원주ㆍ대구(12일) 등은 교구 별로 주중에 별도의 추모미사를 연다.

개신교 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6일 오후 4시 경기 안산 분향소 야외공연장에서 ‘4ㆍ16가족과 함께 하는 부활절연합예배’를 연다. 김태현 NCCK 일치협력국장은 "세월호 참사로 가장 큰 고통을 겪은 곳이 안산이었다"며 "모든 사람이 연대해서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면 죽음의 문화에서 살림의 문화로 전환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예배 주제는 ‘예수가 여기 계시다’로 정했다. 부활절 맞이 주제 ‘예수는 여기 계시지 않다’에서 극적으로 변신한 것이다. 이 변신은 부활의 기쁨과도 일치한다.

아울러 이번 연합예배는 열린 예배마당 형식으로 꾸려진다. 대규모로 교인을 동원하지 않고 시민들이 자발적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부활절연합예배 설교도 샬렘영성원 홍보연 목사가 맡도록 했다. 김 국장은 "그 동안 교단장 등 명망가들이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설교하는 게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무명에 가까운 여성 목회자가 설교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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