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팀” 안희정ㆍ이재명ㆍ최성과 호프 회동
당 통합선대위 갈등은 봉합 국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경쟁을 벌였던 인사들과의 회동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대선후보 선출 이후 경쟁 상대의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해 대세론이 위협받는 상황을 의식해 단합을 강조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8일 서울 마포의 한 호프집에서 안희정 충남지사ㆍ이재명 성남시장ㆍ최성 고양시장과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문 후보를 포함해 경선에 참여했던 4명이 모인 것은 대선후보 선출 이후 닷새 만이다.
문 후보는 “안 지사가 주는 술은 통합의 술, 이 시장은 공정의 술, 최 시장은 분권의 술로 이것이 정권교체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모아야 할 정신”이라며 “이 모임은 그런 정신을 모으는 상징적인 의미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이기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를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제의했고,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 후보는 10일엔 서울시청을 방문해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 박 시장은 1월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당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문 후보 측은 기존 대선주자들의 정책을 수용하며 ‘원팀’을 강조하려는 취지에서 회동을 추진했다.
다만 당과 문 후보 캠프 간 통합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은 9일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문 후보가 “기존 통합형 선대위 구성을 존중한다”면서 추미애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며 수습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날 캠프 측 임종석 비서실장은 당의 일방적 선대위 구성에 유감을 표하고 “경쟁했던 캠프의 여러 인사에 대해 따뜻하고 정중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실무원탁회의를 통한 재조정을 요청해 논란이 일었다.
문 후보는 전날 당에서 의견도 묻지 않은 채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한 박영선, 이종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지만 확답을 받지 못했다. 다만 이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원탁형 선대위’ 구성을 요구하며 조건부 수락 의사를 밝혔다. 또 논란이 됐던 종합상황본부장은 원안대로 추 대표가 추천한 김민석 전 의원이 맡기로 했다. 민주당은 10일 당사에서 국민주권선대위 첫 회의를 열고 추가 인선 등을 논의한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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