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최대 번화가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의 용의자 2명이 붙잡혔다. 스웨덴 경찰은 테러 직후 스톡홀름 교외에서 체포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30대 남성을 이번 테러에 가담한 핵심 용의자로 지목했고 9일(현지시간)에는 추가 용의자 1명을 더 체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단 엘리아손 스웨덴 경찰청장은 테러 발생 당일 우즈벡 출신 39세 남성을 체포하고 핵심 용의자로 확인했다. 건설업 종사자로 알려진 이 남성은 트럭 공격이 발생한 7일 오후 경상을 입은 채 스톡홀름 북쪽으로 향하는 기차로 이동한 뒤 알란다국제공항 인근 교외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9일에는 조력자로 추정되는 용의자 1명을 더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배후는 아직 선명하지 않으나 경찰과 현지 언론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연관성을 주시하고 있다. 경찰은 9일 기자회견에서 핵심 용의자가 난민으로 망명을 신청했지만 2016년 반려돼 추방 위기에 놓여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스웨덴 일간 아프톤블라데트는 이 남성이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IS와 소통해 온 ‘IS의 추종자’라고 보도했다. 경찰은 또한 우즈벡 남성이 과거 치안 당국의 감시 목록에 올랐던 인물이나 핵심 세력이라기보단 “주변부에 있던 인물”이라고 확인했다. 테러에 사용된 트럭 좌석에서 사제 폭발물 추정 장치가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경찰은 파장을 우려해 용의자 신원과 구체적인 테러 정황 등에 대해 공개하길 최대한 삼가는 모습이다.
트럭 테러로 인한 피해자는 사망자 4명 부상자 15명이며 이들 중 대부분이 중상을 입었다. 사망자 4명의 국적은 스웨덴인 2명, 벨기에인 1명, 영국인 1명이다. 부상자 15명 중 6명은 퇴원했으나 어린이 1명을 포함한 9명의 중상자는 여전히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스톡홀름 시민들은 사망자들을 기리며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잡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올렌스백화점 건너편에 경찰이 설치한 현장 통제용 철망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각양각색의 장미와 초가 놓이고 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테러범들을 겨냥해 “당신들은 절대 우리의 삶을 지배할 수 없다”고 경고한 후 “우리가 중시하는 민주주의, 인권, 자유의 자리에 혐오가 들어서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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