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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저’ 여자 아이스하키의 성장 드라마는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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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저’ 여자 아이스하키의 성장 드라마는 진행형

입력
2017.04.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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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강릉에서 막을 내린 2017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 A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지난 8일 강릉에서 막을 내린 2017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 A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998년 5월 국가대표팀이 처음 결성된 이후 정규 팀(실업ㆍ대학ㆍ초중고)은 단 한 팀도 없지만 사연 많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새 역사를 썼다.

새러 머리(29ㆍ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세계 랭킹 23위)은 지난 8일 강릉에서 끝난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 A(4부 리그) 대회 최종 5차전에서 선제 결승골과 쐐기골을 합작한 한수진(30)-박종아(21) 콤비의 활약에 힘입어 네덜란드(19위)를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5전 전승(승점 15) 우승을 차지한 대표팀은 2004년 IIHF 세계선수권에 첫 출전한 이후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내년도 디비전1 그룹 B(3부 리그)로 승격하는 감격을 맛봤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걸음마 단계였지만 2013년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성장세를 거듭했다. 장기간 해외 전지훈련을 비롯해 한국계 우수 선수까지 영입하면서 전력을 끌어올렸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는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 수 위의 중국을 7전8기 끝에 제압하는 등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전망을 밝혔고, 실제 완벽에 가까운 우승을 일궈냈다. 대표팀은 대회 5경기에서 6개 참가 팀 중 가장 많은 21점을 넣었고, 실점은 3점으로 가장 적었다.

신예들의 활약도 반가웠다. 2001년생 트리오 김희원, 엄수연, 이은지(이상 16)는 돌아가면서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꼽힐 정도로 언니들을 긴장시키는 활약을 펼쳤다. 캐나다 동포 공격수 대넬 임(24ㆍ한국명 임진경),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랜디 희수 그리핀(29), 입양아 출신인 박윤정(25ㆍ미국명 마리사 브랜트)도 대표팀 공식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골리(골키퍼) 한도희(22)는 무릎을 다친 골리 신소정(27) 대신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주전 수문장으로 출전해 4경기에서 경기당 실점률(GAA) 0.75, 세이브 성공률(SVP) 0.952의 철벽을 과시하며 대회 MVP에 올랐다.

우승 확정 후 어깨 동무하며 기뻐하는 대표팀. 강릉=연합뉴스
우승 확정 후 어깨 동무하며 기뻐하는 대표팀. 강릉=연합뉴스

의미 있는 소득은 또 있었다.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결전의 땅’ 강릉 하키센터와 관동 하키센터를 미리 경험한 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남북 대결을 통해 많은 관중 앞에서 긴장된 경기를 펼친 것도 소중한 경험이다. 머리 감독은 “경이적인 결과”라면서 “평창 올림픽까지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지만 우리는 주어진 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한껏 고무됐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진출권을 획득한 대표팀은 평창 올림픽 본선 B조에서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7위)과 맞붙는데 일본을 1승 제물로 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대표팀은 2월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0-3으로 패했지만 ‘스마일 재팬’의 진땀을 뺄 만큼 대등하게 싸웠다. 신소정은 “예전에는 (올림픽에서 같은 조에 속한) 일본을 상대로 최소 실점이 목표였는데, 이제는 선수들 모두 올림픽 1승을 목표로 훈련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대표팀은 9월 미국 전지훈련을 떠나 현지 대학 1부 리그 팀들과 연습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에 앞서 8월에는 프랑스(12위), 스위스(6위)와 친선경기를 통해 세계적인 강 팀들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계획이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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