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요 대기업 5곳 중 1곳(22.5%)은 작년보다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한 명도 뽑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외 경기 침체와 악화된 기업 내부 상황 때문인데, 작년 같은 조사 때 11.5%의 기업이 채용을 줄이거나 뽑지 않겠다고 답했던 것을 감안하면, 취업 문이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2017년 상반기 500대 기업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200개 기업 응답)에 따르면 작년보다 채용 규모가 줄어든다고 응답한 기업이 27곳(13.5%)이었다. 신규 채용이 없다고 답한 기업도 18곳(9%)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채용 규모를 늘린다는 기업은 22곳(11%)으로, 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는 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상반기 신규채용 규모가 ‘작년과 비슷하다’고 답한 기업은 59곳(29.5%)이었고, 채용계획을 결정하지 못한 기업도 74곳(37%)이나 됐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상황 악화가 예상된다’(34.2%ㆍ중복 응답)거나 ‘회사 내부 상황이 어려워졌다’(31.6%)고 답했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중 이공계 졸업생 선발 비중은 평균 54.4%로 조사됐고, 여성 비중은 평균 26.2%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취업 시장에서도 이공계, 남성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880만원(월 323만원)으로 조사됐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세이고, 세계 경기도 호전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엔 대기업 신규채용 규모가 조금이라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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