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소녀상을 향해 모욕적인 성적 행위를 하자는 글을 블로그와 트위터에 개시한 일본 작가 쓰쓰이 야스타카(筒井康隆ㆍ83)가 “사실 악성 덧글 폭주를 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쓰쓰이는 지난 6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귀임하자 소녀상을 “용인한 꼴이 됐다”며 소녀상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표현을 자신의 웹블로그인 ‘거짓문사일기(僞文士日碌)’에서 발췌 트위터에 게시했다. 현재 이 트윗은 삭제된 상태다.
그는 7일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그런 것은 예전부터 써 왔다. 내 소설을 읽지 않은 이들이 비판하는 것이다. 사실은 악성 덧글의 폭주(炎上)를 노린 것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전쟁(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살아온 사람으로서 일본인이 한국인을 얼마나 괴롭혔는지 알고 있다. (소녀상을 세우는) 한국인들에게 뭐라고 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쓰쓰이는 ‘불근신(不謹慎)’을 표방하며 블랙유머나 위악적인 문체를 구사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발언은 그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많다. “쓰쓰이씨의 작풍”이라고 옹호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2차 성폭행 가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최악의 발언” “불근신의 방향이 이상해지고 있다” “상스럽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고 비판이 잇달았다.
과거에도 과격한 표현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일본간질협회는 교과서에 실린 쓰쓰이의 작품 ‘무인경찰’에 나온 간질에 대한 설명이 간질환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삭제 혹은 정정을 요구했다. 쓰쓰이는 “나는 블랙유머의 문학적 전통을 지키려 한다”고 반박하고 1993년에 절필선언을 했다가 3년 뒤 절필을 풀었다.
쓰쓰이는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유명해진 ‘시간을 달리는 소녀’ ‘파프리카’ 등의 원작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을 한국어판으로 출간한 출판사 북스토리와 은행나무는 항의의 의미로 작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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