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대위원장에는 박영선 이종걸 포함.. 수락여부는 미지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7일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잇따라 찾아 ‘집안 단속’에 안간힘을 썼다. 당 경선 후유증 해소와 지지층 확장을 위해 이들의 도움이 절실한 만큼 예정됐던 일정까지 변경해가며 통합 행보를 벌였다.
문 후보는 전날 저녁 충남 홍성에 있는 안 지사 관사를 방문해 저녁 식사를 함께 한 데 이어 이날도 충남도청에서 차담회를 가졌다. 문 후보는 “안 지사는 자치단체장이라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결합하기 어렵지만, 안 지사 캠프에서 활동하셨던 분들과 선대위에서 함께 하는 것은 물론 가치와 정책도 이어 받고 싶다”며 협력을 요청했다. 안 지사는 “사랑하는 사이는 원래 다투면서 사랑이 깊어지는 것”이라고 갈등설을 일축하며 화답했다. 안 지사는 이날 문 후보를 마중하러 지하 주차장까지 나오는 각별한 동지애를 과시하면서 경선 과정의 앙금을 털어냈다.
문 후보는 안 지사와 만난 뒤 부랴부랴 성남으로 향해 또 다른 경쟁자였던 이재명 시장을 찾았다. 그는 이 시장과도 뜨거운 포옹을 나눈 뒤 기본소득 등 정책계승을 선언했다. 문 후보는 주말인 8일에는 안 지사, 이 시장은 물론 최성 고양시장까지 함께하는 호프회동으로 회포를 풀 예정이다. 문 후보 측은 경선 전 불출마를 선언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과의 만남도 조율하고 있다.
문 후보가 두 경쟁자를 급하게 찾은 것은 경선이 끝난 뒤에도 안 지사와 이 시장 지지층이 좀체 문 후보 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안 지사 지지층이 대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쪽으로 쏠린 것으로 분석돼 안 지사 지지층 달래기가 시급한 과제가 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안 지사가 충남지사직을 사퇴, 선대위에 합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문 후보는 이날 통합행보의 일환으로 이해찬 박영선 이종걸 김부겸 우상호 의원 등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를 띄웠다. 특히 각각 안 지사와 이 시장 캠프의 좌장을 맡았던 박영선 이종걸 의원을 추대하면서 ‘용광로 선대위’의 상징성을 살렸다. 다만 두 의원의 수락 여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문 후보로부터) 정식으로 연락 받은 적이 없다"고 이날 밝혔다. 종합상황본부장에는 추미애 대표의 측근인 김민석 특보단장이 인선됐으나,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강기정 전 의원을 염두에 뒀던 친문계 김영주 전해철 최고위원이 반발해 추 대표와 충돌하는 모습도 노출됐다.
홍성ㆍ청주ㆍ성남=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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