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한 제재속 뉴욕 중심서 친북단체 음악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한 제재속 뉴욕 중심서 친북단체 음악회

입력
2017.04.07 20:00
0 0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새로운 대북정책을 마련하고 다각적인 차원에서 대북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서는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음악이 울려 퍼진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 미주한인 친북 단체인 ‘재미동포전국연합회’(KANCC)에 따르면 리준무(미국명 크리스토퍼 리) 지휘자가 이끄는 ‘우륵 심포니오케스트라’는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8일 오후8시 링컨센터 인근 카우프만극장의 머킨 콘서트홀에서 태양절경축음악회 ‘4월의 봄’을 진행한다.

KANCC는 홈페이지에 “많은 국제연주와 수상 경력이 있는 박미려 피아니스트의 협연이 있을 것”이라며 공연을 홍보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재미동포들의 대북창구”를 자칭하는 KANCC를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한국인들의 이 단체 홈페이지 접속마저도 금지하고 있다.

KANCC의 문화예술분과위원장인 리씨는 총 450석 규모인 머킨 콘서트홀을 임대해 정기적으로 친북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번 공연은 그가 단장인 우륵 심포니오케스트라의 115번째이다. 가장 최근으로는 올해 2월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광명성절경축음악회 ‘2월의 봄’ 공연을 지휘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시 공연에 대해 2월11일자 신문에 3장의 사진과 함께 “유엔주재 조선 상임대표부 일꾼들과 가족들, 재미동포인들과 미국인들로 초만원을 이룬 머킨 콘서트홀 극장에서 진행된 음악회에서는 관현악 ‘장군님께 영광을’, ‘백두의 말발굽 소리’, ‘나는 알았네’, ‘말해주리 병사의 사랑을’, ‘아리랑’을 비롯한 조선 음악들 그리고 외국 명곡들이 연주되였다”고 선전했다.

실제로 차이코프스키 등 고전음악 연주를 홍보해 표를 판매한 ‘2월의 봄’ 공연은 당일 행사장에서 정규 순서 끝에 리씨가 “교향곡 모음”이라며 북한 선전가 3곡을 추가해 연주했다.

앞서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 해 9월 열린 제71차 유엔총회 ‘고위급토의’ 참석을 위해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방미한 리용호 외무상은 우륵 심포니오케스트라가 때맞춰 마련한 특별 환영연주회를 직접 참관하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9월27일자 신문 기사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방미 기간 뉴욕 중심가의 공연장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김정은 찬양가’가 연주됐으나 이를 알아차린 관객은 많지 않았다”며 대다수 관객이 북한체제 선전을 목적으로 열리고 있는 우륵 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의 참 목적을 전혀 모르고 입장권을 매입하고 있는 문제를 꼬집었다.

이번 공연의 경우에도 대외적으로 홍보되고 있는 머킨 콘서트홀 홈페이지와 우륵 심포니오케스트라 자체 제작 영문 포스터에는 그 어디에도 음악 순서에 북한체제 선전가 연주가 언급돼 있지 않다.

또 공연 주제도 ‘피어오르는 4월의 봄’(Blooming April Spring)으로 선전하고 있어 김일성 생일인 4월15일 태양절을 경축하는 음악회라는 사실이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미국인 음악 애호가들에게 가려져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내 북한지지 세력을 연구하고 있는 북한인권전문가 로렌스 펙 법학박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KANCC 후원으로 열리는 우륵 악단 공연은 미국인들이 아닌 북한 내와 대남 선전용이다”며 “안타까운 것은 그런 행사에 동참 또는 참여하는 것이 결국 3대 김씨 일가 북한체제를 지원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이용당하는 ‘쓸모 있는 바보들’(useful idiots)이 계속 나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유엔 북한대표부(대사 자성남)는 오는 12일 유엔본부 인근 ‘외교관건물’(Diplomat Center) 13층에 세를 들어 사용하고 있는 대표부 사무실에서 유엔과 회원국 대표부, 친북단체 관계자들 등을 초청한 태양절 경축 리셉션을 갖는다.

뉴욕=신용일 프리랜서기자

사진설명 우륵 심포니오케스트라가 8일 미국 뉴욕 맨하탄 머킨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갖는다는 홍보 게시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