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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거짓’같은 현실과 ‘진짜’같은 뉴스 사이에서

입력
2017.04.0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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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 간의 공방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선거과정이 압축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간의 대통령 선거에 비해 짧은 선거기간이라는 점, 그리고 오랫동안 줄곧 커다란 격차로 우위를 점해 온 후보가 있었기에 결과에 대한 예측은 비교적 용이한 듯 했다. 하지만 각 당의 경선이 끝나고 후보가 확정되면서 후보별 지지율은 오히려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유세 현장에 모인 인원의 숫자가 후보에 대한 지지의 척도로 가늠되던 때가 있었다. 이러한 대규모 선거 유세가 사라지게 된 배경에는 무엇보다 달라진 미디어의 힘이 작용했다. 후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지지를 유도, 공유하는 방식이 변화한 것이다. 특히 인터넷의 등장은 후보들과의 소통과 지지자들 간의 결합을 용이하게 해주었을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채널과 정보를 통해 상시적인 정치 학습의 장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기술의 발전이 긍정적 영향만 미치진 않았다. 일련의 대통령 탄핵 사태와 최근 선거과정 속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나타났다. 가짜뉴스는 아직 공식적인 개념은 아니지만, 인터넷에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언론인이나 언론사가 아니면서 뉴스의 형식과 스타일을 모방하여 제공되는 정보를 의미한다. 가짜뉴스로 인한 위험성은 작년에 있었던 미국 대선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IS와 관계되어 있다거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는 등 근거없는 허위 정보가 뉴스의 형식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었다. 당시 해당 내용에 대한 진위의 여부는 물론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는 등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가져왔다.

대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터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고, 어떤 논의가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등장한 가짜뉴스는 얼마 동안이나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가짜뉴스’를 키워드로 하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와 뉴스에서의 추이를 알아보고, SNS상에서의 실제 가짜뉴스 유통은 얼마나 이루어지는지 파악해보았다.

가짜뉴스에 대한 관심, 작년 10월 이후 나타나

먼저 뉴스 보도와 SNS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언급이 언제부터 나타났는지 살펴보면, 작년 10월 이후 나타나기 시작하여 최근까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에서 가짜뉴스란 말이 처음 등장했던 것은 과거 광고성 정보가 기사 형태로 제시되어 소비자들을 혼란하게 만든 것이 그 시초였다.

최근의 가짜뉴스는 이보다는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뉴스 형태로 왜곡된 내용을 생산, 유통하는 정보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관련한 연관어도 가짜뉴스 유통의 주요 채널이 되고 있는 ‘SNS’나 ‘페이스북’, 뉴스의 대상인 ‘대통령 선거’나 관련 주체들에 대한 언급이 주로 나타나고 있었다. 아울러 ‘거짓정보’, ‘파급력’, ‘대응방안’ 등의 연관어를 통해 향후 이에 대한 대비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타날 필요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언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가짜뉴스, 생산된 날 급속히 확산

그렇다면 생산된 가짜뉴스는 얼마나 지속력을 가지고 유통되는가? 특정한 뉴스의 유통기간과 범위는 그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시험적으로 지난 1월과 2월에 트위터 상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가짜뉴스 10건에 대해 생산 시점부터 공유가 이루어지는 추이를 따라 가보았다. 그림에 나타나는 것처럼 10건의 생산 시점부터 공유 건수를 날짜별로 평균하여 따져보았을 때, 가장 많은 공유가 나타나는 시점은 해당 뉴스가 생산된 날이었고, 평균 사흘간 비교적 활발한 공유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평균적으로 공유가 이루어진 가짜뉴스의 60% 정도가 생산된 첫 날 공유되었고, 사흘 이후에는 전체 대비 4% 정도만 부분적인 공유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흘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가짜뉴스가 공유되고 있었지만, 한번 접한 정보가 기억에 남는 시간은 훨씬 오래 지속된다는 점과 지속적으로 그러한 뉴스를 접하게 될 때 판단력이 급속하게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계속된다. 아울러 온라인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급속한 확산 또한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줄이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가짜뉴스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매체와 관련 기관에서 ‘팩트체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생산한 가짜뉴스를 모두 검증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에 결국 사실에 대한 확인과 판단의 몫은 우리에게 남는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누군가의 의도된 장난 속에 만들어지지 않도록, 의심가는 사실을 접했을 때는 우선 여러 매체를 통한 비교와 확인을 통해 판단의 근거를 갖출 필요가 있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고통은 이미 충분히 경험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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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출처: SNS 자료는 조사전문업체인 닐슨코리안클릭(koreanclick.com)의 버즈워드(Buzzword)데이터를, 뉴스 기사자료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 서비스를 이용함. 분석에 활용한 트위터 데이터는 2016년 10월 ~ 2017년 3월까지를 대상으로 각각 2,222만개 이상의 계정 이상의 계정에서, 뉴스 기사 데이터는 같은 기간 방송(MBC, SBS, YTN)과 주요 신문(한국일보, 경향신문 등 13개 매체)에서 추출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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