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스트롱맨 맞대결’ 못지않게 양국 퍼스트 레이디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세간의 이목을 끌 만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에선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만찬에서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패션에 대해 “트럼프가의 두 여인(멜라니아와 이방카)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패션 아이콘’으로 통하는 펑 여사가 전통 디자인의 푸른색 드레스로 우아함과 세련미를 뽐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붉은색 드레스로 모델 출신다운 패션감각을 선보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슬로베니아(구 유고슬라비아) 출신으로 밀라노ㆍ파리 등에서 모델로 활동하다 1996년부터 뉴욕 패션계에서 명성을 떨쳤다. 시 주석의 부인 펑 여사는 인민해방군 가무단 소속으로 국민가수의 반열에 올랐다. 결혼 전에는 각각 패션계와 연예계를 주름잡으며 누구보다 화려한 생활을 자랑했던 것이다.
하지만 퍼스트 레이디가 된 후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펑 여사는 전국문학예술계연합회 부주석,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ㆍ결핵 예방치료 친선대사 등 국내외에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전 중국 지도자 부인들과는 전혀 다른 펑 여사의 왕성한 대외활동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대외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비해 멜라니아 여사는 은둔형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에도 뉴욕에 남아 막내 아들을 보살피고 있고, 공식적인 행사에 참여한 횟수도 손에 꼽을 정도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활발한 대외활동과 비교할 경우 은둔 이미지가 더 두드러진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