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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열린 남북 여자축구 1-1 무승부 어깨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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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열린 남북 여자축구 1-1 무승부 어깨동무

입력
2017.04.0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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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슬기(맨 오른쪽 19번)가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벌어진 북한과 2018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2차전에서 후반 천금의 동점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은 5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소중한 1-1 무승부를 거뒀다. 평양=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한국 장슬기(맨 오른쪽 19번)가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벌어진 북한과 2018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2차전에서 후반 천금의 동점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은 5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소중한 1-1 무승부를 거뒀다. 평양=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윤덕여호가 역사적인 평양 원정에서 소중한 무승부를 챙겼다.

윤덕여(56)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7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북한과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추가시간 상대 성향심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30분 장슬기(23ㆍ현대제철)가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는 무승부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북을 비롯해 인도, 우즈베키스탄, 홍콩 등 5팀이 풀 리그를 펼쳐 1위만 본선에 나간다. 나머지 3팀에 비해 한국과 북한의 기량이 월등해 이날 남북전이 결승이나 다름없었다.

인도(8-0), 홍콩(5-0), 한국(1-1)을 상대로 2승1무를 기록 중인 북한은 9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인도를 10-0으로 대파하고 북한과 비긴 한국은 9일 홍콩, 11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결국 남은 경기에서 얼마나 더 많은 골을 넣느냐가 중요하다. 한국이 경기를 다 마친 북한의 골득실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11일 최종전을 치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킥 오프 1시간 전부터 5만 관중이 꽉 들어찬 김일성경기장의 응원은 대단했다. 북한 관중은 다 같이 국가를 부르는 등 자국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냈다. 5만 명이 일제히 황금색 도구를 흔들며 응원가를 부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위원장도 경기장을 찾아 직접 관전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서로 격려하는 남북 선수들. 평양=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경기가 끝난 뒤 서로 격려하는 남북 선수들. 평양=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북한은 전반 5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았다. 페널티지역 혼전 상황에서 북한 리경향의 헤딩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는데 경합 상황에서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북한 위정심의 슈팅을 골키퍼 김정미(33ㆍ현대제철)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107번째 A매치를 소화한 대표팀 ‘맏언니’ 김정미의 판단력이 빛났다. 김정미는 페널티킥을 막아내고 자신에게 달려든 북한 선수와 부딪혀 가벼운 부상을 당했고 이 때 양 팀 선수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일촉즉발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은 가장 경계해야 할 공격수로 꼽혔던 허은별 대신 선발로 나선 성향심에게 전반 추가시간 실점했다. 1999년생 성향심은 북한이 작년 U-17, U-20 여자월드컵을 잇달아 석권할 때 에이스로 활약했던 차세대 유망주다. 그는 역습에서 질풍 같은 드리블로 한국 문전을 헤집은 뒤, 골키퍼 김정미까지 침착하게 따돌리고 텅 빈 골 망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 윤덕여 감독은 이소담(23ㆍ스포츠토토)과 전가을(29ㆍ현대제철), 정설빈(27ㆍ현대제철)을 투입해 총력을 기울었다.

드디어 후반 30분 5만 관중을 침묵하게 만드는 동점골이 나왔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던 장슬기의 슈팅이 북한 수비수를 맞고 방향이 바뀌어 상대 골키퍼 홍명희가 손쓸 수 없는 코스로 들어갔다. 장슬기는 2010년 U-17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승부차기 마지막 슈팅을 대담하게 성공시켜 한국에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첫 우승을 안긴 주역이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다리에 쥐가 나고 부상으로 쓰러지면서도 투혼을 발휘해 1-1을 지켰다. 정설빈은 왼팔을 다쳐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뛰고 또 뛰었다. 후반 추가시간이 7분이나 주어졌지만 끝까지 버텼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한국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북한 관중들도 자국 선수들을 끝까지 격려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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