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위조여건 혐의로 논란이 됐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강원FC 외국인 선수 세르징요(29)가 결국 국외 추방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세르징요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열어 영구제명이나 자격정지 등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춘천지방법원은 시리아 여권을 위조해 강원에 입단한 세르징요에게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최근 선고했다. 그는 국외 추방과 더불어 향후 5년간 국내에 들어올 수 없다.
지난 2015년 대구에서 브라질 국적으로 뛴 세르징요는 작년 브라질과 시리아 이중국적자임을 내세워 아시아쿼터로 강원에 들어왔다.
세르징요는 할아버지가 시리아계라는 이유로 2013년 브라질에서 시리아 시민권을 얻었다고 주장했지만 브로커를 통해 위조 여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르징요는 작년 10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일부 경기에 출전했다.
작년 챌린지(2부) 소속이었던 강원은 10월 19일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세르징요의 잔여 경기 출전을 금지시킨다’고 공식 발표했다가 무죄 추정의 원칙을 들어 10월 30일 경남FC와 챌린지 최종전부터 복귀시켰다. 이후 세르징요는 부산 아이파크와 준플레이오프, 부천FC와 플레이오프 그리고 당시 클래식 구단이었던 성남FC와 승강플레이오프 1ㆍ2차전까지 모두 뛰었다. 강원은 결국 클래식 승격에 성공했다. 팀 전력에 세르징요가 큰 보탬이 된 건 사실이라 강원과 붙었던 구단들은 다소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승부가 되돌려지거나 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프로연맹 경기 규정 32조에 따르면 공식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후 발각돼 종료 후 48시간 상대 클럽이 이의 제기를 하면 무자격 선수가 출전한 클럽이 0-3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 여기서 무자격 선수는 외국인 출전제한 규정을 위반한 선수도 포함되는데 ‘해당 시점에 경기출전 자격이 없는 선수를 의미한다’고 명시돼 있다. 작년 10~11월은 세르징요에 대한 법적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 그 시점에서 무자격 선수라 보기는 힘들다.
다만 강원은 처음에 세르징요를 경기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먼저 선언해놓고 클래식 승격을 위한 중요한 경기 때는 슬그머니 투입했다는 비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프로연맹 상벌위는 세르징요 징계와 함께 강원이 위조여권 취득에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을 했거나 혹시 방조나 미필적 고의 등은 없었는지도 조사해 보겠다는 방침이다.
프로연맹은 세르징요 사태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이중국적선수 국적인정기준을 개정했다.
아시아쿼터로 등록하는 외국인 선수는 해당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의 국가대표로 공식대회에 출전한 경력이 있거나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의한 해당국 국가대표팀 출전자격을 득한 지 1년이 경과해야 한다. 1년 유예기간을 거쳐 2018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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