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조소현(29ㆍ현대제철)이 27년 만에 열리는 남북 축구 대결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여자대표팀은 7일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B조 2차전을 치른다. 전날인 6일 오후 5.1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소화했는데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조소현이었다.
조소현은 5일 인도와 첫 경기(10-0 승)에서 컨디션 조절을 위해 출전하지 않았다. 인도전 이후 북한 취재진은 윤덕여(56) 여자대표팀 감독에게 ‘조소현을 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을 정도로 깊은 관심을 보였다. 베테랑 조소현을 남북전을 위해 아껴둔 것인지 궁금해했다. 윤 감독은 “북한과 경기를 위해서가 맞다. 몸 상태는 좋다”고 솔직히 밝혔다.
윤 감독은 6일 훈련에 앞서 “조소현이 남북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컨디션 조절을 잘해 자신의 능력을 잘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소현도 “첫 경기에서 북한보다 많은 골(8골 이상)을 넣어야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부담을 덜었다”고 밝혔다. 인도전에 출전한 선수들이 회복훈련을 하는 동안 조소현은 실전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조소현은 “3일(북한 8-0 인도)과 5일(북한 5-0 홍콩) 경기를 다 봤는데 북한이 젊은 선수들로 많이 교체돼 경험 많은 선수들의 역할이 많아 보인다”며 “일방적인 응원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우리 대표팀엔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조소현은 윤덕여호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고참이다.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머무는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맡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전자기기(핸드폰 등)가 없다 보니 오히려 같이 방에 모여 보드게임을 하거나 수다도 떨면서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며 “선수들끼리 더욱 끈끈해지고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웃음지었다. 이어 “남북전은 양 팀 모두 반드시 이겨야 하는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팬 여러분들이 기대해주시는 만큼 좋은 경기 펼쳐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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