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10명 중 7명은 압박감 속에 확신도 없이 ‘마구잡이 스펙(자격조건)’을 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취업 포털 업체인 잡코리아가 최근 아르바이트 포털 업체인 알바몬과 함께 취준생 8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취준생 78%는 “스펙 한 줄이라도 더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공별로는 경상계열(84.6%)과 사회과학계열(80.2%)이 높게 나타났고 이공계열(78.2%)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취준생들이 쌓고 있는 스펙(복수응답) 내용들을 살펴 보면 ‘희망 직무 관련 자격증’(41.0%)과 ‘전공 관련 자격증’(36.4%) 등이 가장 많았다. 또 ‘아르바이트 경력’(31.1%), ‘공인 영어점수 취득’(28.1%), ‘외국어 회화 능력 습득’(20.8%), ‘전공 및 직무와 무관한 자격증 취득’(18.7%), ‘학점 관리’(18.5%) 등도 비교적 많이 준비하고 있는 스펙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인턴 경력’(15.9%), ‘대외활동’(12.6%), ‘사회∙해외 봉사활동’(11.5%), ‘수상 경력’(9.6%), ‘영어 외의 외국어 공인 점수 취득’(8.8%), ‘공모전’(7.3%) 등이 이어졌다.
전공별로 살펴보면 경상계열(48.9%)과 사회과학계열(47.8%)에서 직무 관련 자격증 취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가운데 전공 관련 자격증 취득에서도 사회과학계열의 비중이 42%로 비교적 높았다. 이공계열(40.5%) 역시 전공 관련 자격증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체능계열은 다른 전공 취준생들과 비교해 ‘수상 경력’(22.9%)과 ‘공모전’(20.5%)을 준비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 취준생들은 스펙 쌓기가 향후 취업에 도움이 될 지에 대한 여부에 대해선 확신을 갖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이번 설문 조사에선 ‘현재 준비 중인 스펙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35.5%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절반에 가까운 49.8%는 “꼭 그렇지는 않다. 그냥 아무 것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준비 중”이라고 답했으며, 14.7%는 “그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준비 중”이라고 했다.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들도 무분별한 스펙 쌓기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최근 직장인 669명에게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83.3%는 ‘실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스펙이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인들은 ‘전공 및 직무 무관 자격증’(42.0%)과 ‘공인 영어 점수’(37%), ‘사회∙해외 봉사활동’(34.5%), ‘대외 활동’(34.5%), 편입 및 재입학 등의 학벌 관리(31.1%), ‘학점 관리’(30.5%), ‘공모전’(25%) 등을 실무와는 관계 없는 무의미한 스펙으로 꼽았다.
한편 취준생 중 56%는 “빨리 취업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매우 크게 느낀다”고 답했으며 ‘어느 정도 느낀다’는 응답도 41.1%로 나타났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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