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7시간 조사… 영장 방침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인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6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이 수사기관에 소환된 것은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팀,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검찰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법리검토를 거쳐 우 전 수석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9시54분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우 전 수석은 관련 의혹과 범죄 혐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것은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 받으며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를 여전히 모른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관련해서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한 그런 심정”이라고 답했다. 우 전 수석은 17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7일 새벽 2시40분쯤 귀가했다. 우 전 수석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 받고 설명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직권남용 혐의와 최씨의 국정농단을 묵인ㆍ방조 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에게 세월호 참사 관련 검찰 수사에 외압을 넣고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세평을 수집한 의혹, 청와대 지시나 요구에 응하지 않는 문화체육관광부ㆍ공정거래위원회ㆍ외교부 소속 공무원들의 부당한 인사 조처를 요구했다는 의혹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우 전 수석에게 직권남용ㆍ직무유기 등 8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돼 사건 일체를 검찰에 넘겼다. 지난해 윤갑근 특별수사팀이 우 전 수석을 수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검찰은 우 전 수석 관련 수사가 조직 신뢰 회복과 직결된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참고인 조사 등 적극적인 수사 행보를 보여왔다. 검찰은 청와대의 세월호 수사 압력 의혹과 관련해 당시 해양경찰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변찬우(56ㆍ18기) 전 광주지검장과 수사 실무를 맡았던 당시 전담팀장 윤대진(53ㆍ25기) 전 광주지검 형사2부장(현 부산지검 2차장)을 지난 4일과 3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 했다. 또 우 전 수석과 함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검사, 전 문체부 간부 등 총 50여명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지난달 24일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의 압수수색을 시도해 임의제출 형식으로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 받았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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