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권능력 불안감 희석시키며
‘민주당 흔들기’ 노린 전략인듯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약점으로 지목되는 수권능력 의구심을 돌파하는 카드로 ‘대탕평 내각’을 꺼내 들었다. 경쟁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 인사까지 포함하겠다는 취지로, 40석에 불과한 국민의당 의석에 대한 불안감을 희석하면서 민주당의 내부 균열도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6일 관훈클럽 토론회 등에서 “캠프 구성원들로만 (내각을) 짤 경우 나눠먹기가 된다”며 “(집권 시) 대탕평 내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 편 저쪽 편을 구분하지 않고 그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상대편 캠프에서 치열하게 싸운 사람도 문제를 푸는 데 최적이면 등용하겠다”며 민주당 인사 활용의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대탕평 인사의 구체적 후보군에 대해선 “있지만 밝히기 곤란하다. 그분께 폐가 된다”고 여지를 남겼다.
안 후보의 대탕평 내각 카드는 일차적으로 안풍(安風)의 유지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양강구도의 필연성을 말하는 것 만으로는 바람을 길게 유지하기 힘들다”며 “정권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측면과 비전 및 정책 등도 꾸준히 전달해야 국민들의 지지가 강고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대탕평 내각은 또 민주당을 흔드는 효과로도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에 합류한 이언주 의원처럼, 민주당 내 비문 세력은 정치적 가치가 다른 문 후보와 대선을 함께 하는 것에 반감이 상당하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도, 당도 열려있다는 메시지가 비문 의원들의 결심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 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은 강하게 부인했다. 4일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서도 바른정당과의 연대 거부 의사를 밝힌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박근혜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역할을 한 사람들은 이번에 책임져야 한다. 지금 정권을 꿈꾸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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