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홍준표의 역설… “홍준표가 살아야 문재인 대세론 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홍준표의 역설… “홍준표가 살아야 문재인 대세론 산다”

입력
2017.04.06 20:53
0 0

문재인에겐 보수 표 등에 업은 안철수 막을 방파제

홍준표가 버텨줘야 박근혜 정권교체 프레임도 유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을 방문, 인양된 세월호 현장을 둘러본 뒤 목포신항 담장에 노란 리본을 매달고 있다. 목포=오대근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을 방문, 인양된 세월호 현장을 둘러본 뒤 목포신항 담장에 노란 리본을 매달고 있다. 목포=오대근기자

5ㆍ9 대선이 문재인ㆍ안철수 양강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는 상황에서 이른바 ‘홍준표의 역설’이 회자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보수 진영의 대표주자로 무너진 보수 표심을 끌어 올리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상승세를 꺾을 수 있다. 이는 결국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도와주는 격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도 “역설적이지만, 홍 후보가 살아줘야 문 후보가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의 최근 상승세가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보면서 그 근거로 홍 후보의 낮은 지지율을 들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6일 “최근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의 지지율이 10% 안팎이지만, 선거국면이 본격화하면 못 해도 15%는 나올 것”이라며 “홍 후보 입장에선 집토끼 표심을 가져오기 위해 안 후보의 정체성이나 자질 검증에 나설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안철수의 공간은 줄어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이 탄핵 국면에서 지지율 바닥을 치고 있지만 확고한 조직기반 등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의 이 같은 분석에는 홍 후보를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면서도 그의 선전을 내심 기대하는 역설적인 심리가 담겨 있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안 후보가 보수층의 지원을 받아 문 후보를 추격하는 상황이다 보니 홍 후보가 안 후보의 부상을 막을 수 있는 방파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문 후보 측이 홍 후보의 존재감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며 보수층의표 분산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문 후보 지지율이 상승한 핵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버텼기 때문인데, 박 전 대통령이 사라져 버리니 문 후보가 타깃이 됐다”며 “문 후보 측에선 홍준표를 키워서 안철수를 제어하는 이이제이 전법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 후보 입장에서도 안 후보가 지지기반을 침식하는 것을 막아야 하지만, 자신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가장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문 후보의 당선을 도와주게 되는 딜레마에 처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상대를 적폐 또는 좌파세력이라고 규정하며 으르렁 거리는 정치세력의 이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역설적인 대선 판도”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