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와 단일화 질문엔 “존재 이유 버리는 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자 각 당이 ‘안철수 때리기’에 나섰지만 바른정당만큼은 수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앞서 가는 대선후보들을 향해 연일 날 선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유승민 당 대선후보도 비판의 금도를 넘지 않고 있다. 안 후보를 잠재적 연대의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무성하다.
유 후보는 6일 경남도의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질문을 받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유 후보는 “새로운 보수를 하겠다고 탈당한 저희 바른정당이 한국당과 단일화한다는 건 존재 이유를 버리는 일”이라고도 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도 거론은 했지만 수위에는 차이가 있었다. 유 후보는 “북한 핵과 미사일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데 국민의당은 사드 배치도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안 후보의 안보관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유 후보는 그러면서도 “안 후보 뒤에는 박지원 대표가 있다. 박 대표는 대북 송금사건의 주범이고, 대북 송금으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에 대한 직접 공격은 피하는 대신 주로 국민의당과 당의 주축인 호남 의원들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태 의원도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저렇게 뜨니까 왜 배가 안 아프겠느냐”면서도 “안 후보가 끊임없이 대한민국의 비전을 고민한 흔적들에 대해 진정성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각에선 2012년 대선 정국에서 안 후보와 부인 김미경씨의 서울대 교수 특혜임용 의혹을 제기했던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지금은 의혹 제기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내 현역의원들도 안 후보와 연대를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강구도에서 안 후보가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면서부터다. 한 재선 의원은 “한국당과 연대는 명분이 떨어지는 일이지만, 국민의당과는 몇몇 조건만 맞는다면 추진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영ㆍ호남 연대에 보수ㆍ중도 개혁 세력 간 연합이라는 명분도 있다”며 “선거 초반이라 지금은 조심스럽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안 후보와 연대로 문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구도가 확실해지면 유 후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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