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니(손흥민 별명) 오늘 축하 한다. ㅎㅎ 앞으로 최고기록까지 가보자 ^^ 한국선수로서 오늘 뜻 깊은 날! 쏘니 청용(이청용)이 모두 끝까지 힘내자.’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이 6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후배 손흥민(25ㆍ토트넘)의 아시아 선수 출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규 시즌 최다 골(9호) 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기성용과 손흥민은 이날 EPL 31라운드에서 맞붙었다. 손흥민은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빈센트 얀센(23)의 절묘한 뒤꿈치 패스를 이어받아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그물을 갈랐다. 손흥민은 풀 타임 뛰었고, 기성용은 후반 27분 교체로 들어가 약 20분 간 ‘코리안 더비’가 펼쳐졌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크리스티안 에릭센(25)이 한 골을 더 보태 3-1로 역전승했다. 토트넘은 EPL 2위를 지켰고, 9호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EPL에서 케인(19골), 알리(15골)에 이어 팀내 득점 3위다. 그러나 EPL과 챔스리그, FA컵을 통틀어 시즌 득점은 16호골로 케인(24골), 알리(18골)와의 격차를 줄였다.
손흥민이 정규리그 9호 골로 자신과 기성용이 갖고 있던 아시아 선수 EPL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성용은 자신의 기록이 깨지고, 경기에서도 패했지만 경기 후 손흥민과 다정하게 사진을 찍으며 후배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지금까지 EPL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한국 선수는 단연 박지성(36ㆍ은퇴)이다.
박지성은 세계 최고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7시즌을 뛰며 수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 전체를 대표하는 ‘아이콘’ 이었다.
손흥민은 박지성이 2002년 한ㆍ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달성하는 모습을 보며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운 ‘박지성 키즈’다. 그는 작년 4월 맨유와 경기를 앞두고 “어렸을 때 박지성의 엄청난 팬이었다. 박지성을 보면서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우상 박지성의 각종 기록을 연일 갈아치웠다. 작년 9월 모스크바(러시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6골로 종전 박지성(5골) 기록을 경신했다. 9월 한 달간 EPL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올리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이달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지난 1월 맨체스터 시티와 22라운드에서 시즌 9호 골로 박지성과 기성용이 보유 중이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 득점(8골) 기록도 또 바꿨다. 손흥민은 레전드 박지성과 현 대표팀 주장 기성용을 뛰어 넘어 명실상부한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어리거로 자리를 잡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EPL 9골, FA컵 6골, 챔스리그 1골 등 16골을 기록 중이다.
남은 목표 중 하나는 EPL 10골 고지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0골 이상 넣은 이는 16명뿐이다. 이 기록을 세우면 EPL 정상급 공격수로 인정받는 셈이다. 또한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뛰던 2014~15시즌에 세운 자신의 유럽 무대 시즌 최다 득점(17골) 기록 경신도 눈앞에 뒀다. 차범근(64) 전 대표팀 감독이 1985~86시즌 레버쿠젠 시절 작성한 한국 선수 유럽 무대 최다 득점(19골)도 겨냥하고 있다. 토트넘은 정규리그 8경기와 FA컵 4강 등 최소 9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가능성은 충분하다. 만약 다섯 골 이상 보태면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시즌 20골 고지까지 넘어선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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