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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측근 배넌 NSC서 축출…백악관 권력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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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측근 배넌 NSC서 축출…백악관 권력투쟁?

입력
2017.04.0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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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권 대내외 잇단 악재 속

수석 전략가 배제시켜 추측 무성

쿠슈너ㆍ맥매스터에 밀려난 듯

언론은 극우 인물 빠지자 환영

러시아 등 외교 정책 변화 예상

재러드 쿠슈너(왼쪽), 스티브 배넌(가운데), 허버트 맥매스터
재러드 쿠슈너(왼쪽), 스티브 배넌(가운데), 허버트 맥매스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고굉지신(股肱之臣)’으로 대우해온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을 5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에서 전격 배제했다. 오바마케어 폐지 무산과 ‘러시아 내통설’ 등 잇단 악재로 위기에 몰리고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 시리아 화학무기 만행 등 외교ㆍ안보에도 비상이 걸린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넌 고문은 NSC에서의 임무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뤄진 자연스러운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과 허버트 맥매스터 NSC 보좌관과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NSC의 새로운 조직도를 공개했는데, 지난 1월부터 장관급회의(PC) 상임위원으로 활동해온 배넌 고문이 제외됐다. 대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합참의장이 당연직 위원에 추가됐고, 에너지부의 릭 페리 장관과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도 명단에 올랐다.

NSC 상임위원 변경과 관련, 백악관 내부에서 설명이 엇갈린다. 배넌 고문과 그 측근 그룹은 ‘단순 업무조정’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배넌 고문은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전임 오바마 정권 시절 수전 라이스 전 NSC 보좌관이 방만하게 확대시킨 NSC 조직ㆍ기능에 대한 정상화 작업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물러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들은 다른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배넌 고문 좌천의 배경에는 대통령 사위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 캠프시절에는 비교적 죽이 맞았던 두 사람 사이가 벌어졌으며, 쿠슈너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디나 파월 NSC 부보좌관과 힘을 합쳐 배넌을 NSC에서 축출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원이면서도 트럼프 정권에 합류한 콘 위원장은 배넌의 국수주의 성향에 반감을 가져왔으며, 대통령 장녀 이방카의 측근인 파월 부보좌관도 권력투쟁에서 같은 골드만삭스 출신인 콘 위원장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 콘, 파월은 모두 뉴욕 출신으로 합리적인 정책을 옹호하는 인물이다.

배넌과 ‘쿠슈너-콘-파월’ 연합세력의 권력투쟁과 함께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배넌 고문의 배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맥매스터 보좌관이 결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전했다.

배경이야 어찌됐던 극우ㆍ인종차별 성향으로 외교ㆍ안보 문외한인 배넌 고문을 배제한다는 결정에 대해 미 언론과 정치권은 환영 일색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될 인물을 좌천시킨 것은 대통령이 외교ㆍ안보 정책의 어려움과 심각성을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정치계의 이단자’로 통하는 배넌이 물러나고, NSC 주도권을 맥매스터 보좌관 같은 정통 군인과 정보기관 수장들이 쥐게 되면서 트럼프 정권의 외교ㆍ안보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우선주의’ 입장에서 부정됐던 ‘동맹관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한편, 러시아ㆍ시리아 정책 등에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배넌-마이클 플린(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추진했던 친 러시아 정책이 폐기되고 미 공화당 전통대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봉쇄하는 쪽으로 선회할 전망이다. 북핵ㆍ미사일 문제에서도 즉흥적이고 과격한 수사 대신, 차분하면서도 내실 있는 접근방법이 채택될 가능성이 커졌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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