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뒷모습/사진=류현진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류현진(30ㆍ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투수로 돌아온다. 첫 출발은 오는 8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벌어지는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3연전 1차전이다.
콜로라도의 홈 개막전이기도 한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쳐야 한다. 시즌 첫 출격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위해 류현진이 경계해야 할 변수 4가지를 짚어본다.
◇홈런보다 무서운 2루타
쿠어스 필드는 해발 5,200피트(1,580m)에 위치해있다. 현존 메이저리그 구장 중 2위인 1,100피트(340m)의 피닉스 체이스 필드(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홈구장)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 압도적 1위다. 고지대의 낮은 공기 밀도 때문에 투구에 회전이 제대로 걸리지 않아 공이 밋밋해지고 약한 공기 저항으로 타구가 멀리 날아가 '투수들의 무덤'이 됐다.
그러나 최근 추세는 홈런보다 무서운 2루타로 요약된다. 1999년 이 구장에서만 무려 303개의 홈런이 터져 신기록을 세우자 구단은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그 뒤 수년간 펜스를 조금씩 뒤로 당긴 결과 홈런 수는 감소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넓어진 외야 면적에 따라 웬만큼 뻗는 타구는 2루타나 3루타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분석에 따르면 쿠어스 필드의 외야는 전체 평균보다 728제곱미터(m2)나 넓고 1912년 지어진 보스턴 펜웨이 파크보다는 약 '3분의 1'이 광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멀어지는 펜스에도 2012~2015년 콜로라도는 '홈 득점 1위ㆍ원정 득점 최하위'를 거듭했다. 2016시즌 역시 평균에 비해 40%가량 많은 득점이 나왔다. 류현진이 홈런보다 장타를 더 조심해야 하는 배경이다.
◇선제점 '뺏느냐 뺏기느냐'
콜로라도 불펜이 시즌 초반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개막 4연전 중 첫 2경기에서 2연승을 거둔 원동력은 불펜의 힘이다. 타미 존 수술(팔꿈치인대접합)로 2016시즌을 통째로 날린 그렉 홀랜드(32)가 화려한 부활 조짐을 보이며 2경기 동안 불펜의 8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끌었다.
1~2점차 박빙의 승부를 끝까지 잘 지켜낸 콜로라도 불펜을 고려할 때 류현진으로서는 첫 점수를 뺏기고 끌려가면 역전이 힘들 수 있다.
◇블랙먼을 막아라
좌완 류현진은 좌타자 찰리 블랙먼(31)에게 유독 약했다. 콜로라도의 공격 첨병 역할을 하는 블랙먼은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10타수 5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183 등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 출루율 0.381을 기록한 블랙먼이 살아나가면 골치가 아파진다. 뒤이어 등장하는 2년 연속 리그 홈런왕 놀런 아레나도(26)와 신예 거포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25)의 한방이 홈에서 빛을 발하는 콜로라도식 대량 득점 공식이다.
◇ 명 조련사의 다음 작품
투수조련사로 유명한 버드 블랙(60)이 지난해 11월 콜로라도의 새 사령탑에 오른 후 제일 먼저 낙점한 유망주가 카일 프리랜드(24)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일 이 좌완 루키는 콜로라도주 출신이다. 오는 8일 지역 출신으로는 역대 5번째로 연고 팀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 선수가 돼 동기부여는 남다르다.
팀에서 전략적으로 키우는 프랜차이즈 신인 투수 프리랜드는 2014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지명했고 작년 MLB.com이 선정한 팀 내 유망주 랭킹 6위에 올랐다. 2013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에서 9이닝당 탈삼진이 11.6개(전체 2위)에 달할 만큼 삼진 잡는 능력이 좋다. 평균 90마일 초반대에서 최고 96마일(155km)의 빠른공을 던지는데 좌우 코너를 찌르는 제구가 뛰어난 편이다. 또 빠른공이 싱커처럼 가라앉는 성질을 보여 쿠어스 필드에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80마일 초반대의 꺾이는 각이 좋은 슬라이더와 80마일 중반의 컷패스트볼을 섞어 던지는 유형이다.
시즌 홈 개막전 출격을 명받은 프리랜드는 지역신문 덴버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긴장되는 건 사실이지만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공격적이 될 줄 알아야 한다"며 "이 도전이 매우 흥분된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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