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출시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의 특징 중 하나는 ‘얼굴인식’이다. 얼굴을 앞면 카메라 쪽에 갖다 대기만 하면 눈 깜짝할 새 잠겨 있는 화면을 풀어주는 기능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애플도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8’에 3차원(3D)으로 얼굴을 인식하는 감지기(센서)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얼굴인식 기술이 최근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갤럭시S8에 얼굴 대신 스마트폰에 저장한 얼굴 사진을 보여줬더니 세 번 시도 만에 잠금이 해제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다. 비록 인식 속도는 얼굴을 직접 대는 것보다 느렸지만, 중요한 건 사진만으로 잠금이 풀렸다는 사실이다.
얼굴인식, 믿고 써도 될까. 정말 사진만 갖다 대도 풀릴 정도로 보안에 취약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남이 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게 싫은 이용자는 얼굴인식 기능을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8에 도입된 얼굴인식은 별도 센서 없이 스마트폰 앞면에 달린 카메라를 그대로 활용한다. 사용자가 앞면 카메라에 얼굴을 갖다 대면 기기가 얼굴과 얼굴이 아닌 부분을 구분해 얼굴 형태를 인지하고, 눈ㆍ코ㆍ입 등 주요 부위를 인지한 다음 특징을 추출한다. 이 추출한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바꿔 기존에 저장해 둔 이용자 얼굴 정보와 비교하는 과정으로 인식이 이뤄진다.
얼굴인식은 속도가 빠르고 기기에 직접 접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용자의 거부감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화장이나 조명, 표정 등에 따라 인식률이 달라지는 데다, 얼굴이 거의 똑같은 쌍둥이의 경우 완벽하게 구별해 내기 힘들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도 얼굴인식을 모바일 결제 등에 적용하지 않고 화면 잠금을 푸는 데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얼굴인식은 다른 생체인식을 대체한다기 보다 손가락으로 밀어 잠금 해제하는 행위를 대신 해주는 것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딥 러닝 기술을 접목해 낮은 보안성을 보완하려 했다. 갤럭시S8를 사용할수록 이용자에 대한 학습량이 늘어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면 잠금 해제는 자주 이용하는 만큼 가장 빠르고 편리한 생체인식 기술을 적용한 것”이라며 “스마트폰 보안을 우려하는 이용자라면 홍채나 지문인식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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