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강원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영국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북한은 5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 3차전에서 영국과 연장 접전 끝에 3-2(0-0 1-0 1-2 1-0)로 승리했다. 북한(26위)은 세계 랭킹에서 5계단이나 높은 영국(21위)을 꺾고 이번 대회 첫 승리를 거뒀다. 아울러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영국에게 0-7로 당한 참패를 설욕했다. 강릉 하키센터 천장에 걸린 대형 전광판 화면은 인공기로 꽉 채워졌고, 경기장에는 북한 국가가 연주됐다. 아이스하키에서는 경기가 끝난 뒤 승리 팀 국가를 틀어준다. 북한 선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큰 목소리로 응원해준 남북 공동 응원단에게 두 손을 들어 답례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북한 선수들은 상기된 얼굴로 취재진 한 명 한 명과 따뜻한 시선으로 눈을 맞췄고, 한 선수는 소감을 묻는 말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한호철 북한 대표팀 매니저는 "열렬히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큰 힘이 됐습니다"라고 남측 응원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게다가 엔트리 22명을 채우지 못해 영국보다 2명이나 적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컸다. 북한(1승2패)은 이번 대회 참가국 중 순위가 가장 낮은 호주(28위)와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했으나 네덜란드(19위)와 대등한 승부 끝에 2-4로 패하더니 영국을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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