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계 의원 10여명 거취 고민설도

더불어민주당은 5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대선 출마 여파로 하루 종일 술렁였다. 문재인 대선후보의 경선 승리 이후 설 자리가 좁아진 비문(재인)계 의원들의 탈당설이 흘러나왔고,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이언주 의원은 실제로 탈당 결심을 대내외에 알렸다.
이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한 후 국민의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그는 “우리 정치를 바꾸는 데 누가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돕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3일 문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첫 탈당으로, 조기 대선 국면에서는 김 전 대표와 최명길 의원에 이은 세 번째다. 이 의원은 김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을 정도로 친분이 있어 당내에선 김종인계로 분류된다. 때문에 김 전 대표를 지원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국민의당을 택했다. 이 의원은 김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결국 국민의당과 합쳐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이 의원이 ‘안철수-김종인 연대’를 위한 모종의 역할을 맡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종걸 강창일 노웅래 등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의 비문계 의원 일부도 이날 여의도에서 조찬회동을 했다. 한 참석자는 “19대 국회에서부터 계속된 정례적인 모임”이라면서도 “문 후보 그리고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 전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종인계로 분류되는 진영 의원도 내주 중 탈당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비문의원 10여명이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비례대표인 김성수ㆍ최운열 의원은 탈당에는 손사래를 쳤지만 김 전 대표를 도울 계획이라고 밝혀 향후 당내 계파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문 진영이 집단 탈당을 도모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 경쟁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결과에 대한 승복을 이미 선언한 상황에서 캠프에 몸담았던 의원들이 당을 떠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문 진영이 당분간은 당내에 머무르면서 친문 그룹과의 노선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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