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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 기부하고 요양시설에 간 국밥 할머니

입력
2017.04.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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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녀 할머니 ‘기초수급자’ 불구

“국가ㆍ이웃에 보답” 5,000만원 기부

지난달 고관절 수술을 위해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한 김복녀씨가 전 재산 5,000여 만원을 기부하고 웃고 있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지난달 고관절 수술을 위해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한 김복녀씨가 전 재산 5,000여 만원을 기부하고 웃고 있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순댓국 장사 등을 하며 일평생 모은 5,000만원을 이웃에게 기부한 80대 할머니의 사연이 알려졌다.

사랑의열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서울 동대문 용신동에 사는 김복녀(87)씨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173만원을 기부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김씨가 살던 반지하방 보증금 3,000만원과 통장예금을 모은 전 재산이다.

김씨는 어린 시절 부모와 형제를 잃고 혼자가 됐다. 생계를 위해 순댓국 장사를 시작해 돈을 모았다. 이미 가정이 있던 사실을 속인 남성과 결혼을 하고 아들을 두었지만, 이후 가족들과 인연이 끊겨 홀로 살았다.

가족보다 더 따뜻한 정을 나눈 대상은 이웃이었다. 김씨는 각종 노인질환을 앓게 되면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돼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이후 생활이 어려워진 김씨를 위해 이웃들이 김장을 해주고 반찬거리를 도맡는 등 오랜 기간 보살핌을 받았다. 김씨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자신을 돌봐 준 이웃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전 재산 기부를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이웃간의 정이 남달랐던 탓에 기부금 전달식에도 평소 가까이 했던 이웃들이 함께했다. 김씨는 “그 동안 국가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내 곁을 지켜주는 요양보호사에게 감사할 뿐”이라며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고 나니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동장 이춘자씨는 “기부라는 큰 결심을 실행하셨으니 마음이 가벼워지셨을 것 같다”며 “앞으로도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자주 찾아 뵙겠다”고 화답했다.

김씨는 고관절 수술 이후 건강이 좋지 않아 서울의 한 요양시설에서 치료와 요양을 하며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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