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학사물함 2억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연결고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학사물함 2억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연결고리

입력
2017.04.05 17:01
0 0

성균관대학교 개인사물함서 발견된 2억원 상당의 현금과 미화. 연합뉴스
성균관대학교 개인사물함서 발견된 2억원 상당의 현금과 미화. 연합뉴스

새 학기가 시작되던 지난달 7일, 한 대학의 학생사물함에서 발견된 2억원어치 뭉칫돈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오랫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은 채 잠겨있던 사물함을 학생회 측이 강제로 개방하는 과정에서 돈다발이 발견된 것이다.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생명과학부 건물 1층 학생사물함에서 발견된 돈다발은 5만원권 1,800장(9,000만원)과 100달러 지폐 1,000장(1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 4일 언론보도 후 약 한 달만에 나타난 뭉칫돈의 주인은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100억 원대 부당 수임료를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유정(47) 변호사의 남편이자 이 학교의 교수로 재직중인 A(48)씨였던 것. 5일 경찰과 검찰 조사에 따르면 2억원의 정체는 최 변호사가 은행 대여금고에 보관하다가 압수수색을 피하려고 빼돌려 숨겨둔 돈인 것으로 확인됐다. A교수는 최 변호사의 범죄수익금을 숨겨둔 혐의(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4일 입건됐다. (기사보기☞ '2억 뭉칫돈' 사물함 은닉 이유는 "은행 대여금고 꽉 차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착수금 20억… 법조 비리 백화점’ 정운호 게이트

최 변호사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50억원, 유사수신업체인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창수씨로부터 재판부 청탁 명목으로 50억원 등 총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받아낸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원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한 상태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떠들썩했던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인물이기도 하다. ‘정운호 게이트’는 100억원대 불법 원정도박으로 징역을 살던 정 전 대표의 항소심 변론을 맡은 부장판사 출신 최 변호사가 '전관예우'을 이용해 구명로비를 하고, 막대한 자금이 법조 브로커들을 통해 로비 대상들에게 흘러 들어간 사건이다.

이 사건은 초기 ‘화장품 회사 대표의 여 변호사 폭행’이란 뉴스로 세간에 알려졌다. 지난해 3월, 서울구치소 접견실에서 정 전 대표는 최 변호사에게 보석 등 석방을 전제로 건넸다는 20억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최 변호사는 이를 거절했다. 이에 실랑이 과정에서 정 전 대표가 최 변호사를 폭행했다며 최 변호사측이 고소를 한 것이다. (기사보기☞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구치소서 女변호사 폭행 혐의

)

‘착수금 20억원’이란 전대미문의 규모에 자연히 언론의 관심은 최 변호사에게 쏠렸다. ‘전관 변호사’를 겨냥한 집중 포화를 받자 최 변호사는 정 전 대표가 자필로 작성해 건네줬던 ‘정 전 대표 로비 리스트’ 를 공개했다. (기사보기☞ [단독]'정운호 로비 리스트' 있다…검사장 출신 유명 변호사, 현직 판사 등장) 리스트에는 정 전 대표의 구명 운동을 도와준 법조계 인사 등 8인의 실명이 담겨있었다. 이 사건이 ‘법조 비리 게이트’로 번진 순간이었다.

최유정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유정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운호 게이트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프롤로그?

‘정운호 게이트’의 인물 관계도를 살펴보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물로도 연결된다. 그래서 항간에는 권력의 핵심층까지 연결된 이 사건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프롤로그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대표적인 연결고리가 최 변호사가 공개한 로비 리스트에 등장하는 홍만표(58) 변호사다. 특수부 검사 출신의 홍 변호사는 정 전 대표의 원정도박 수사단계부터 1심까지 변호를 맡아 검찰의 무혐의를 이끌어냈다. 그 대가로 정 전 대표에게서 거액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한국일보 자료사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름이 등장한 것은 지난해 7월 넥슨이 우 전 수석 처가의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보도 이후다. (기사보기☞ 우병우 민정수석의 妻家 부동산… 넥슨, 5년전 1326억원에 사줬다

) 우 전 수석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즈음인 지난해 8월 홍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과정에서도 우 전 수석의 이름이 나왔다. 2015년 10월, 수감 중이던 정 전 대표가 자신을 찾아온 변호사에게 “홍만표 변호사가 민정수석을 잡아놨다고 말해 걱정하지 않았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기사보기☞ “홍만표가 민정수석 잡아놨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홍 변호사와 우 전 수석이 2009년 대검 중수부에서 함께 근무하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함께 맡았던 사실도 주목을 받았다. (기사보기 ☞ 우병우, 의혹별 해명… 그래도 남는 의문)

홍만표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홍만표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현재 정운호 게이트 인물들은

정 전 대표는 횡령·배임·뇌물공여·위증 혐의로 지난 1월 13일 징역 5년 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최 변호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 1월 5일 징역 6년 형에 추징금 45억 원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홍 변호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 조세포탈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3년형에 추징금 5억 원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재판을 받은 사람들은 총 17명으로, 이중 14명은 구속 기소됐고, 3명은 불구속 기소됐다.(기사보기☞ 정운호 게이트 제1심 총정리)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