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북극성 2형 중거리”, 동해상으로 66㎞ 날아
SLMB 성능 개량… 회담 후 도발수위 높일 수도
美 틸러슨 “북한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북한이 5일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신형 미사일의 성능향상과 6일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6시42분쯤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쏴 66㎞를 날아갔다”고 밝혔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발사 직후 “이번 미사일은 KN-15 계열”이라고 평가했다. KN-15는 북한이 2월 시험 발사해 성공한 미사일인 ‘북극성 2형’을 의미한다. 실전 배치할 경우 사거리가 2,000㎞를 넘어 괌의 미군기지도 타격할 수 있다.
앞서 북극성 2형이 500여㎞ 날아간 것과 비교하면 이번 미사일은 비행거리가 턱없이 짧다.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한 저강도 도발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은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도발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사 장소인 신포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지가 있는 곳이다. KN-15와 SLBM은 모두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미사일을 발사관 밖으로 밀어낸 뒤 점화해 날아가는 ‘콜드론칭’ 방식을 적용했다. 지상과 수중이라는 발사장소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종류의 미사일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번 발사는 SLBM을 비롯해 새로운 미사일의 개발 의지를 과시한 엄포성 도발”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올 초부터 공언해 온 ICBM의 1단 추진체 비행시험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합참은 “ICBM과는 거리가 멀다”며 일단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발사 직후 발표한 단 3줄짜리 성명을 통해 “북한이 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충분히 말했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어서 북한의 엄포성 무력 시위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미중 정상회담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북한을 향해) 이제 시간이 소진됐다”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있다”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북한의 도발을 강력 규탄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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