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매스터, 北 문제 中 압박 주도
왕후닝, 시 주석 동행 책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을 앞두고 양국의 ‘라인업’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향후 4년간 반복될 충돌ㆍ조정의 공식 출발선이라 양국 외교진용의 면면을 확인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를 둘 만하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양국 보좌진이 극명하게 대조적이란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대부분 외교 경험이 얕은 대신 강경론으로 무장한 이들이 다수다. 반면 시 주석의 주변에는 노련한 전문가 그룹과 외교분야 책사가 포진해 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양국 정상과 책사들 모두 극과 극이어서 역대 미중 정상회담 가운데 가장 특이한 만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에선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이 강온 양면책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중국을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대중 공세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정상회담 실무 조율을 책임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역시 대중 강경파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쿠슈너 선임고문은 양제츠(楊洁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 등과 조기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비둘기파의 대표격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중 간 갈등이 부각될 경우 쿠슈너와 아내인 이방카 트럼프 특별보좌관이 긴장 완화를 위한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는 ‘중국통’으로 꼽히는 매튜 포팅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매파와 비둘기파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실무를 지휘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내다봤다.
시 주석의 ‘라인’은 전체적으로 양국 간 협력을 중시하는 온건파가 다수다. 양 국무위원은 쿠슈너 선임고문과 의기투합해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전에 양국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해온 대표적 인사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맞상대로 정상회담 실무 창구 역할을 맡은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기회 있을 때마다 “미중 관계는 협력ㆍ공영의 관계”라고 강조해왔다. 전문가들은 왕후닝(王滬寧) 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을 가장 눈여겨봐야 할 시 주석의 책사로 꼽는다. ‘현대판 제갈공명’으로 통하는 그는 시 주석의 모든 연설문을 작성하고 국내외 방문에 동행하며 그림자 보좌를 한다. 대표적인 시진핑 인맥 중 한명인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청 주임도 정상회담 전략 수립의 막후 조정자로 꼽힌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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